국내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0.4%에 육박했다. 특히 중소기업, 중소법인 연체율이 큰 폭으로 뛰는 등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9%로 전월 말 0.35% 대비 0.04%p 상승했다.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 5월 말 0.4%로 3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고 6월에는 하락했는데 한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6월 말 0.37% 대비 0.04%p 상승해 0.41%를 기록했다. 대기업보다는 중소사업자 연체율이 높았다. 각 분야 별로는 △대기업 연체율은 0.12%로 전월 말 대비 0.01%p 올랐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로 전월 말 대비 0.06%p 상승 △중소법인 연체율은 0.51%로 전월말 대비 0.06%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월 말 대비 0.03%p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0.23%로 전월말 대비 0.01%p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0.71%로 전월 말대비 0.09%p 오르는 등 신용대출 상승 폭이 더 컸다.
금감원은 “현재 은행권 연체율은 과거 장기추세 대비 낮은 수준을 지속 유지 중”이라면서도 “최근 글로벌 경제여건 등 고려시 연체율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은행 중에서도 인터넷뱅크 연체율은 사상 최고치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1.20%다.
인뱅 3사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0.77% 수준에서 올해 6월 말 1.04%로 1%대를 넘겼다. 은행 별로는 토스뱅크가 1.58%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가 1.57%, 카카오뱅크가 0.77% 순이었다. 인터넷은행 3사가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1년 만에 약 2배 넘게 뛴 것이다.
인뱅이 집중하는 중·저신용대출 연체율만 떼어놓으면 상승률은 더 높다. 인뱅 3사에 따르면 지난 달 중·저신용대출 연체율은 평균 2.79%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0.8%대를 유지했지만, 하반기부터 상승해 올해 8월 말 기준 2.46%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연체율이 3배로 뛴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인뱅은 최근 금융당국이 주담대 대출에 제동을 걸며 건전성 확보를 위한 고신용자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뱅 관계자는 “주담대나 전세대출을 강화한 기간이 길지 않아 목표했던 영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연체율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건정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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