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가 20일 “생태·평화의 상징 DMZ에 유엔 제5사무국 유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서 열린 '2023 에코피스 포럼' 기조 대담의 좌장으로 참여해 “지난번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유엔 제5사무국 유치 제안이 있었다”며 “아시아에 없는 유엔 사무국을 DMZ 인근에 유치하는 게 굉장히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엔본부는 미국 뉴욕,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빈, 케냐 나이로비에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아시아에는 사무국이 없다.
김동연 지사는 “DMZ 오픈 페스티벌의 두 가지 주제인 생태와 평화 문제가 대단한 위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생태는 인간이 저지른 자연 착취 행위로 큰 위기를 겪고 있고, 평화는 핵 위험과 극단적 대립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세계평화의 위협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DMZ는 생태와 평화가 같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역설적으로 인간이 관여하지 않음으로 다시 회복력이 살아나는 독특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에코피스포럼'에서 김 지사는 'DMZ의 지속 가능한 생태 평화를 위한 비전'을 주제로 열린 기조대담에 참석해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 6명의 국내·외 석학과 대화를 나눴다.
생태 부문은 최재천 교수를 비롯해 생태복원의 세계적 학자인 개리 피터슨 스톡홀름대 교수, 로라 페레이라 남아공 위츠대 교수가 참여해 생태복원 방안을 논의했다.
최재천 교수는 기조대담 첫 발표자로 나서 “생태와 평화는 어울리는 듯 안 어울리는 조합으로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생태에 대한 준비가 없는 상태라면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개발 광풍을 막아낼 수 없으며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 부분에는 독일의 대표적 지한파 정치인 하르트무트 코쉬크 전 독일 연방의원, 오거스트 프라데토 독일 헬무트슈미트대 명예교수,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동아시아대학원장이 새로운 평화비전을 논의했다.
프라데토 명예교수는 “한반도에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접근법이 필요한 때”라며 “남북이 공동의 생태적 위협을 인정하고 생태 협력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다면 전쟁 위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포럼은 기후 위기와 각자도생의 국제질서 극복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DMZ의 생태·평화 비전을 도출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오는 22일까지 나흘간 생태와 평화 등을 주제로 각각 5개 세션씩 총 10개 세션 등으로 구성됐다.
생태 세션은 DMZ의 생태·문화·역사 자산에 대한 최신 정보를 소개하는 '생태·평화 공간으로서 DMZ 일원의 생태·문화적 가치'로 시작한다.
평화 세션은 양극화가 심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새로운 국제연대를 모색한다.
'DMZ와 경기북부에서 여는 생태, 평화, 지속가능 발전' 세션에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평화·번영의 미래상을 논한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경기북부가 새로운 평화·번영의 전략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번 포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디엠지 오픈 페스티벌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