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란이 핵무장한다면, 사우디도 똑같이 핵을 보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날 방송 예정인 미국 폭스뉴스와 무함마드 왕세자의 인터뷰 발췌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어떤 나라든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것(핵무기 보유)은 나쁜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핵무기를 배치하는 행위가 전 세계에 선전포고를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며,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나머지 국가들과 전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는 또 다른 히로시마를 볼 수 없다.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란이 핵무기 보유국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서 그는 “만약 그들이 하나를 얻게 된다면, 우리도 하나를 얻어야 한다”며 “안보상의 이유와 중동에서의 힘의 균형을 위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정상화에 꾸준히 가까워지고 있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팔레스타인 사안은 해결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이전부터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출범을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의 전제로 제시해왔다.
최근 석유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에 대해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은 시장 안정화를 위한 것일 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우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문제로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것에 대해 “미국과 최근 복잡한 관계가 되긴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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