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계좌 없이도 송금과 카드 결제 등이 가능한 선불지급서비스로 청소년 고객 마음 잡기에 나섰다. 청소년 고객을 향후 미래 충성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시중은행과 인터넷뱅킹 모두 Z세대 맞춤형 서비스로 가입자 확대를 도모한다.
지난 6월 출시한 우리은행의 '우리 틴틴'은 3개월만인 지난 8월말 유효고객 수가 4.5배 증가하며 초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우리 틴틴은 만 14~18세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 전용 선불지급서비스다. 청소년이 은행계좌가 없어도 원뱅킹 앱에서 휴대폰 본인 확인으로 은행계좌 및 체크가드 같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결제용 선불카드를 발급받아 비씨카드 340만개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선불용 가상계좌를 통해 일반계좌를 이용하듯 입·출금도 가능하다. 선불용 계좌에는 최대 50만원까지 보유할 수 있고, 하루 50만원, 한달 200만원 내에서 송금 및 결제할 수 있다.
2021년 말 국민은행이 출시한 '리브 넥스트'도 꾸준히 가입자가 확대되고 있다. 리브넥스트 플랫폼의 월 평균 방문 횟수는 8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50% 상승했다. 8월말 기준으로 1년 전보다 가입자 수도 3.2배 증가했다. 리브넥스트의 경우 초기 가입자 수가 우리은행의 '우리 틴틴' 보다 빠른 속도로 3개월만에 1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리브넥스트는 만14~18세 청소년이 선불전자지갑과 은행계좌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이 본인 명의 휴대폰 인증을 통해 전용 지갑인 '리브포켓'을 개설하고 수수료 없이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다. 소액저축상품인 주주의 저금통, 모바일 학생증, 머니다이어리, 모바일로 하는 봉사활동 청소년 맞춤형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며 가입자를 꾸준히 모으고 있다.
인터넷뱅킹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도 청소년 선불 지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출시 3년째에 가입자 수 약 177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가입연령을 기존 14∼18세에서 보호자 동의를 받은 7세부터로 확대하면서 인터넷뱅킹 선호도가 높은 젊은 부모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케이뱅크도 선불전자지급수단 '하이틴'을 선보이고, 청소년이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 캐시백 등을 제공해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빅테크인 토스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선불카드인 '유스 카드'를 제공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앞으로도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넘나들며 청소년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상품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며 “특히 AI, 메타버스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활용해 청소년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