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50년, 미래 잇는 50년] 〈7〉 김완두 전 대한기계학회장 “연구분야 '새로움' 추구해야…구성원 처우개선도 절실”

김완두 전 대한기계학회장(전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김완두 전 대한기계학회장(전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은 연구의 본질입니다. 또 '퍼스트 무버'가 되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종사자들이 이런 새로움을 추구하는 길을 앞으로의 50년 동안에도 쭉 걷기를 바랍니다.”

김완두 전 대한기계학회장(전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은 50년을 맞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오랫동안 발전을 거듭하려면 연구 분야의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그의 연구도 그랬다. 1982년 당시 창원에 있던 한국기계연구소에 입사한 김 회장은 1992년 본원 이전과 함께 특구로 와 이곳에 자리잡았다.

본래 볼베어링의 수명을 예측하는 등 금속부품 관련 연구로 학위를 받았지만, 어느새 고무 부품에 주목해 주된 연구영역에 변화를 가했던 그다.

그는 지난 2005년 기계연이 구축한 미래기술연구부를 이끌며, 지금은 많이 알려진 개념이지만 당시엔 생소했던 '자연모사' 연구에 뛰어들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김 회장은 “우리가 비롯된 자연에서 공학적인 해법을 찾는 것은 당시로는 엄청 참신했던 착안”이라며 “하나의 분야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과 동료들은 당시 자연 ISNIT(International Symposium on Nature-Inspired Technology)라는 국제 학술대회도 열었다.

연잎을 모사해 초발수 특성을 보이는 마이크로스케일 돌기 표면, 생체청각기구를 모사한 완전이식형 인공와우 등을 구현해 학계와 산업계 이목을 끌기도 했다.

김 회장은 우리 연구진이 자연에서 힌트를 얻어 연구에 참신성을 더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역설적인 말이지만 이미 자연에 존재하는 것을 참고해 새로움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자연이 곧 미래혁신의 보고라는 것이다.

그는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도 20만킬로와트 저력을 소모할만큼, 인공기술의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소모”라며 “그런데 자연에서는 우리가 구현코자 하는 기능이 너무 쉽고 단순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에서 얻은 참신한 힌트가 기존 문제의 해법이 되고, 새로움을 기술에 담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밖에 우리 대덕특구가 발전하려면 연구 현장, 특히 출연연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전했다. 과거 자신이 연구원이 된 시절과 지금은 위상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과거 1980년대 연구원의 보수, 사회적 위상은 지금과는 비교하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며 “출연연 경쟁력에 대한 말이 많은데, 이런 것도 큰 이유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회장은 특구의 퇴직 연구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특구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현재 기계전문가협동조합, 협동조합 세종과학기술연구원에서 활동하며 지역 내 중소기업 지술자문을 하고 있다.

그는 “특구 50년의 역사가 흐르면서 은퇴자들이 점점 늘어 많은 학문 배경의 인원이 자체적으로 웅복합하고, 높은 차원의 집단 컨설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들이 특구 내 기업들의 기술 애로를 해소하면 전체 특구 사업화와 발전에도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