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탈표가 나온 점을 언급하며 이들에 대한 조치를 예고했다. 다만 고민정 최고위원은 사퇴를 시사하는 등 일부 최고위원들의 이견도 노출됐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당 국회의원이 당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의 동침”이라며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 공작에 놀아난 건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295표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된 바 있다. 이후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체포동의안 부결과 이탈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해당 행위로 규정했다. 이후 이들에 대해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체포동의안 투표는 무기명 투표로 이뤄진 탓에 이에 대한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 독재정권의 정치 탄압에 똘똘 뭉쳐 싸워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동지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모든 행위엔 책임이 따른다”면서 “익명의 그늘에 숨는다고 책임 사라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검찰 독재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의 의도에 우리당 의원들이 올라탔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체포동의안 가결은) 이 대표에게 2선으로 후퇴하거나 사실상 탄핵이라는 말까지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과 이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은숙 최고위원 역시 “윤석열 검사 독재 시절엔 자기당과 동지를 모욕하고 공격하는 분들이 언론·방송에서 특수를 누린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다만 최고위원 사이에서도 이견이 읽힌다. 그동안 이 대표 측 지지자들로부터 이른바 '수박'으로 공격받았던 고민정 최고위원은 사퇴를 시사했다. 고 최고위원은 “(체포동의안에) 부결표를 던졌다. 사람이 사경을 헤매는데 노무현·조국처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런 말을 한들 내 말을 믿어주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부결을 당론으로 하지 않은 건 국민과의 약속을 어떻게든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도부는 부결로 의견을 모으고 공개·비공개로 의원들을 설득해왔다”며 “하지만 체포동의안 가·부결 답하지 않은 의원들의 리스트가 돌았고 어떤 당내 인사는 가결표를 색출해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했다. 급기야 단식을 말리러 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출당하라는 연호도 터져 나왔다”고 했다.
특히 “다음 총선에서 당선을 막겠다는 당원들의 문자가 쇄도한다. 지도부에서 나만 빠지면 된단 말도 들었다”면서 “당원 지지로 탄생한 최고위원들이 당원들로부터 사태요구를 받는 건 이미 신임을 잃은 것이라 생각한다. 당원들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추석 전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할 계획이다. 원내대표 선거 일정 등은 당무위를 거쳐 확정된다.
정 최고위원은 “후임 원내대표는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추석 연휴 전에 선출하겠다. 지도부 공백은 최소화하고 정무직 당직자도 조속히 안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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