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대어급 신차를 쏟아내며 고금리 여파로 움츠러든 내수 시장을 정면 돌파한다. 현대차가 추석 연휴 전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을 마무리하는 등 노사 리스크가 해소되며 자동차 생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통상 4분기는 한 해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성수기다. 연말을 앞두고 할인 등 구매 혜택이 커지는 데다 3분기 이후 출시된 신차 생산이 임단협, 추석 연휴가 끝나는 4분기부터 본격화되는 것도 판매 증가 이유다.
국산·수입차 업계는 올해도 4분기를 앞두고 주력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모델부터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전기차까지 신차 출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친 현대차는 내달부터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HEV) 출고를 시작한다. 지난 8월 출시한 신형 싼타페는 가솔린 모델을 먼저 생산, 출고했다. 신형 싼타페 전체 계약량 가운데 HEV 비중은 75%가량으로 4분기 신차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를 보이는 투싼의 부분변경 모델 투입도 준비 중이다.
제네시스는 이달 말 신형 GV80, GV80 쿠페를 처음 공개하고 내달 출시에 나선다. 첫 부분변경을 거친 GV80은 상품성을 개선한 기본형 외에 쿠페형 디자인을 채택한 GV80 쿠페로도 나온다. 신형 GV80은 대당 평균 가격이 7000만원을 넘어서는 고부가가치 모델로, 현대차 수익성 강화에 힘을 보탠다.
기아도 주력 차종의 모델 변경을 앞뒀다. 내달 K5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11월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을 연달아 내놓는다. K5는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상품성을 높여 중형 세단 시장에 대응한다. 카니발은 첫 전동화 모델인 HEV를 추가하며 4분기 판매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KG모빌리티는 지난 19일 공식 출시한 토레스 기반 전기차 토레스 EVX를 11월부터 출고한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 EVX는 보조금을 받아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에선 BMW가 5시리즈 8세대 모델을 내달 초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한다. 내연기관 모델 외에 5시리즈 기반 첫 전기차 i5를 내놓고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아울러 아우디 Q8 e-트론, 폴스타 폴스타2 부분변경 모델, 캐딜락 리릭 등 신형 전기차가 4분기 투입을 준비 중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3, 4분기 신차 효과에 힘입어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3.6% 증가한 174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국내 자동차 생산 전망치는 전년 대비 8.3% 늘어난 407만대로, 2018년 이후 5년 만에 40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