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 환경이 소년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담았다”(김창훈 감독) 송중기 복귀작, 칸 영화제 초청작 등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화란'이 가을 극장가관객들에게 묵직한 서사와 카타르시스를 예고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화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언론시사회와 연결된 기자간담회는 김창훈 감독과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비비) 등 주연배우들이 참석, 작품 전반에 얽힌 이야기들을 나누는 모습으로 펼쳐졌다.
영화 '화란'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 조직 중간보스 치건(송중기 분) 등을 중심으로 희망 없는 세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군상을 보여주는 느와르 풍 드라마로, 76회 칸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공개와 함께 호평을 이끈 바 있다.
자신을 버린 친아버지와 폭력적인 새아버지,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머니 등 배경 속에서 언젠가 네덜란드에 가겠다는 꿈으로 아르바이트를 거듭하는 연규가 학교친구들과의 다툼 속에서 요구된 300만원을 놓고 치건과 만나게 되면서 일련의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김창훈 감독은 “느와르 보다는 폭력적 환경이 소년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담았다”라고 말했으며, 송중기는 “처음에는 좀 더 거칠고 눅눅한 청소년 느와르 풍의 느낌이었다. 그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싶다는 생각에, 혹시나 상업영화 공식이 스밀까 싶어서 게런티는 포기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많이 화제가 돼서 당황스럽긴 했다(웃음)”라고 말했다.
실제 영화상에서는 첫 만남 직후부터 가혹하다 할만큼 어려움이 중첩되는 연규와 그를 바라보는 치건, 그 사이에서 승무(정재광 분), 보스 중범(김종수 분)등을 구심점으로 드리워지는 무거운 어른들의 이야기는 현실의 냉혹함에 놓인 소년의 서사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송중기는 “작품출연을 결정할 때 회사에서는 주인공 연규 역인줄 알았고, 대본을 주신 분들도 주인공 아니어도 괜찮겠냐 했다. 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한 욕망이 컸다”라며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색깔의 작품이자, 매력적인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러 시련 속에서도 강단을 잃지 않는 하얀(김형서 분)과 함께, 연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극단적인 결말서사는 젠틀 대신 거친 매운맛을 택한 송중기는 물론 홍사빈, 김형서 등 신예배우들의 놀랄만한 호흡이 더해져 더욱 파격감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대화체 대신 액션을 중심으로 접근한 서사연결법으로 작품이 주는 무게감과 느낌을 강조한 김창훈 감독의 연출법 또한 돋보인다.
홍사빈은 “송중기 선배와 연기에 있어 '아는 사람이고 만났던 사람이다'라고 자기최면을 걸었다(웃음)”라며 “선배와 작업하면서, 밥도 많이 사주시고 액션 이후 늘 안아주셨다”라고 말했으며, 김형서(비비)는 “맛있는 거 정말 많이 사주셨다. 첫 영화로 송중기 선배와 함께하다니 럭키다”라고 말했다.
송중기는 “(홍)사빈은 처음 큰 역할에 부담이 있었을텐데, 굉장히 차분하고 묵직하게 접근을 잘 했다. 또 (김)형서는 과하게 칭찬하면 부담될 지 모르겠지만, 파다다닥 살아있는 활어의 느낌이었다. 본능적으로 표현을 잘 하는 아티스트 같다”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영화 '화란'은 송중기 복귀작이라는 화제성과 함께, 단순한 성인 폭력 중심의 파괴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청소년의 시선을 중심에 둔 비극적 현실표현으로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주는 신선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김창훈 감독은 “홍사빈, 김형서 등 신예배우와 저까지 아무 것도 모르는 신인들끼리 작업하는 가운데 송중기 배우가 선배로서 분위기를 잘 만들어줘서 감사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비언어적 감정으로 전달하자는 방향으로 제스처 하나하나를 신경써서 표현했던 것이 배우들과 만나 잘 완성됐다. 많은 관객들도 함께 보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극장개봉한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