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제조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전망이 4분기까지 부정적 기류가 지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부진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바이오, 배터리 업종은 청신호가 켜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달 전국 2282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했다. 4분기 BSI 전망치는 84로 지난 3분기 전망치 91보다 7p 하락했다.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하락폭은 더 커졌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반대다.
대한상의는 “중국경제와 IT경기 회복 지연 등 수출이 회복되지 않고 유가 급등이 장기화되면 물가상승과 소비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인상은 수출 회복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바이오·배터리 '호전', IT·철강·석화 '악화'
대부분의 업종이 100 이하로 집계돼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제약(108)과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장비(104)업종의 경우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 수출 주력산업들은 4분기 전망이 엇갈렸다. 조선(99), 화장품(97), 자동차(92)는 근소한 차로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높았지만, 전체 산업평균(84)에 비해서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를 포함한 IT·가전(78), 철강(76), 정유·석유화학(73) 업종의 전망치가 70대로 떨어지며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데믹 효과를 보던 식음료(91) 역시 4분기 전망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업 60% “연간 영업이익 목표 미달”
'현재 경영실적 추세로 볼 때 연초에 세운 연간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59.2%가 “목표수준에 미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로는 △내수 판매 부진(71.9%) △해외시장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37.9%) △고금리 등 자금조달비용 상승(26.0%) △유가·환율 변동성 심화(22.5%) △원부자재 수급 차질(18.5%) 등이 꼽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며 수출 주도의 경기 반등이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경제의 하방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회복 흐름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8월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로 반등하고, 고금리에 따른 민간의 부채 부담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면 수출과 내수 모두 하반기 경제 회복을 이끌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