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로 내국인 대상 영업 중인 외국계 코인거래소 MEXC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다 입출금 중단 등 잇단 장애문제로 피해를 봤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MEXC는 한국어를 지원하는 고객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문제 해결과 무관하거나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비정상적 운영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연맹 피해구제참여 게시판에 MEXC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입금을 했더니 이유없이 계정이 정지를 당해 입출금이 중단됐다', 'KYC(고객신원인증) 정보만 받아가고 증정하기로 약속한 선물체험금 주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MEXC 측은 '리스크 감지 대상'혹은 '내부 기준에 맞지 않다'라는 답변 외에 제대로 된 해명에 나서지 않고 있다.
MEXC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8월 국내 미신고 영업 사업자로 적발한 외국계 코인거래소 중 하나다. 외국계 코인거래소가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려면 금융당국에 적법한 신고수리 절차를 거쳐야 하나, MEXC는 이러한 과정 없이 한국어 서비스를 1년 가까이 제공해 왔다.
금융당국은 MEXC를 포함한 무허가 코인거래소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달라는 요청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전달했으나, 방심위는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불법 여부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대치 상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국내 이용자들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피해가 지속 누적됐다.
앞서 지난 8월에는 MEXC에서 거래 중이던 코인 선물 상품이 갑자기 사라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MEXC는 '비정상적 거래 데이터'가 발생해 이를 복구했다는 입장이나, 이용자들은 해당 상품의 수익률이 급등하자 MEXC 측이 임의로 계정을 동결하고 거래 데이터를 조작해 자산을 강탈했다고 맞서고 있다. 당시 MEXC는 특정 시간대에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모두 몰수했으나, 같은 시간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보상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MEXC에서 피해를 봤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유입되는 신규 이용자는 지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는 MEXC가 국내에서 금지된 선물거래나 고배율 마진거래 서비스를 지원해, 소위 '한탕'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즐겨 찾기 때문이다. MEXC에는 검증되지 않은 코인들도 다수 상장돼 있어 사실상 사설 불법도박 사이트처럼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무허가 코인거래소에서 입출금 중단 조치 등 피해를 입을 경우 사실상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KYC 명목으로 요구하는 신분증 사진 등 개인정보 유출도 위험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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