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빛 이용한 세라믹 열처리 기술 개발

고출력 빛 에너지를 활용, 공정시간과 에너지 소비 획기적 절감

영남대학교(총장 최외출)는 류정호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존의 필름 형태 세라믹 소재를 금속 기판 위에 코팅하고, 고온 열처리 방법 대신 카메라 플래시에 사용되는 빛과 유사한 강한 빛을 1000분의 1초 동안 조사해 세라믹 소재를 고성능화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스마트폰, 테블릿, 컴퓨터, TV 등 전자기기 부품은 70% 이상이 세라믹 소재다. 최근 전자기기 소형화와 고성능화에 따라 세라믹 소재를 이용한 전자부품도 얇은 필름 형태로 기판 위에 형성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세라믹 소재 특성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원료를 1000도 이상 고온에서 열처리해 제작(소결)하는 방식이라 필름 모재로 사용 가능한 기판 종류는 제한적이었다.

고에너지 빛을 이용한 유연성 세라믹 박막 소재의 열처리 기술 개요도
고에너지 빛을 이용한 유연성 세라믹 박막 소재의 열처리 기술 개요도

연구팀은 제논(Xenon) 가스 방전을 이용한 고출력 빛 에너지를 세라믹 필름에 순간적으로 노출시켜 열에 취약한 금속 기판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세라믹 필름 소재만 열처리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고온열처리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유연성 전자부품 제작 기술을 개발, 소자가 갖는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간단한 구조의 순간적인 빛으로 대면적 열처리가 가능해 기존 고가 레이저 장비를 활용하거나, 전통적인 전기로를 이용해 수십 시간이 소요되던 공정의 단점을 극복함으로써 상업적인 적용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정호 교수는 “기존 전기로 등 고온 열처리 과정에서 소요되던 시간과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전자부품을 구성하는 기판의 한계를 극복한 광열처리 기술”이라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체 부착 가능한 유연 소자 개발에 필수적인 고분자 기판 또는 유연한 금속 기판 위에 세라믹 소재의 광학·전기·자기적 특성을 가진 부품 제조, 반도체 열처리 공정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류 교수와 박정환 금오공과대 교수, 황건태 부경대학교 교수, 프리야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논문은 신소재 학문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