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영업 적자를 보면서 총수 일가 개인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세아창원특수강를 상대로 32억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기업집단 '세아' 소속 세아창원특수강이 스테인리스 강관 재인발 업체인 계열회사 CTC에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다른 고객사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부당내부거래 행위를 저질렀다고 25일 밝혔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선재, 봉강, 강관 등 다양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고, CTC는 세아창원특수강으로부터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구매하여 이를 재인발한 후 판매하는 기업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가 세아 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CTC에 스테인리스 강관을 판매해 왔는데, 총수일가 이태성의 개인회사 HPP가 지난 2015년 11월 CTC를 인수하자 그 직후인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CTC의 수익 개선을 위해 자신이 공급하는 스테인리스 강관을 타 경쟁사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CTC를 지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에 상당히 유리한 물량할인(QD) 제도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CTC에게 최대 할인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CTC에 스테인리스 강관을 저가로 판매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와 사전 협의를 통해 이 사건 QD를 설계했고, 이 사건 QD는 CTC가 구매하는 품목만을 대상으로, 사실상 CTC만이 달성 가능한 물량 수준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최대 할인구간이 설정됐다.
이러한 지원행위로 인해 세아창원특수강의 CTC에 대한 영업이익률은 크게 감소했다. CTC가 계열회사로 편입되기 전인 2012~2015년에는 영업이익률이 20~30%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지원행위 직후인 2016년에는 영업이익률이 5%로 급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 강관 저가 판매를 통해 CTC에 26억5000만원의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 이는 이 사건 지원기간 동안의 CTC 매출총이익 81억원의 32.6%, 영업이익 43억원의 61.3%에 이르는 등 CTC의 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CTC는 타 경쟁사 대비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매출액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지원행위 이전인 2015년에 92억원이던 매출액은 지원기간 동안인 2016년 153억원, 2017년 263억원 등으로 급상승했고, 2018년부터는 동종업계 매출액 1위 사업자가 됐다.
유성욱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물량할인 제도라는 외형만을 갖추었을 뿐, 계열회사 지원을 목적으로 설계 및 시행되는 등 그 자체가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면 부당내부거래에 해당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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