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는 한국, 미국,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이다. 지난 50년간 가파르게 성장하며 내연기관 시대 기술 강자 독일 기업을 뛰어 넘는 글로벌 자동차 빅플레이어로 성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84만대를 판매하며 토요타(1048만대), 폭스바겐(848만대)에 이어 글로벌 3위 완성차 그룹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가 글로벌 빅3에 오른 데에는 전기차를 비롯한 전동화 시장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이 주효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는 계획을 밝히는 등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SDV 개발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023 인베스터 데이에서 수소와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을 포함하는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중장기 사업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아우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2023∼2032년 10년간 총 109조4000억원 투자라는 중장기 재무전략을 밝혔다. 연평균 11조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33%에 해당하는 35조8000억원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했다.
전동화 시대에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토요타 역시 SDV 전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자 SW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 토요타는 SW 부문 자회사 우븐플래닛홀딩스를 설립해 2025년 실제 활용을 목표로 차량용 SW '아린'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과거 차량 부품의 '범용성'으로 유명했던 토요타는 차량 제작사나 차종과 무관하게 아린을 탑재한 차량이라면 같은 기능을 구현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GM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를 인수하며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크루즈는 목적지 도착과 주차까지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 레벨5 수준 로보택시 '오리진'을 개발했다. 지난해 GM은 차량 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인 영국 위조에 투자했다. 위조는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수집해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분석한 후 완성차 제조사와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지프와 크라이슬러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상용화를 앞둔 스타트업 아처 에비에이션과 전기 비행 택시를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BYD와 베트남 빈패스트 등 신흥 전기차 주자들은 자체 배터리 공장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많은 기업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모빌리티 이슈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모빌리티 기술 변혁기를 맞아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IT·SW 기업과 완성차기업 간 협력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