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시총 100대 기업 상반기 실적을 비교한 결과, 한국기업들의 성적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IT와 에너지, 소재 분야에서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올해 상반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시총 100대 기업의 매출 총액은 지난해 대비 2.4% 상승한 반면, 한국거래소 상장 시총 100대 기업의 매출은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양국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중 금융권을 제외한 시총 100대 기업을 기준으로 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미국 시총 100대기업 매출 총액은 지난해 상반기 약 3조7828억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약 3조8720억 달러로 약 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약 6643억달러에서 약 6385억달러로 3.9%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약 4666억달러에서 약 4818억 달러로 3.2% 늘었다.
반면, 한국기업 매출 총액은 지난해 상반기 약 7444억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7463억 달러로 약 0.3% 증가, 제자리걸음 했다. 영업이익은 약 678억 달러에서 약 248억 달러로 63.4%가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약 497억 달러에서 약 159억 달러로 68.0% 폭락을 보였다.
유독 IT와 에너지 분야의 부진이 심했다. 한국 IT 기업의 매출은 20% 이상 감소하고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하락 폭이 100%를 넘었다. 에너지 분야 또한 매출은 0.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82%, 당기순이익 100.6% 급락했다. 소재와 산업재도 영업이익은 각각 49.1%와 46.3%의 하락을, 당기순이익은 각각 52.4%와 571%의 하락을 기록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각 분야 시총 1위 기업 비교에서도 차이가 벌어졌다.
양국 IT 분야 시총 1위 기업인 애플과 삼성을 비교해 보면, 애플 매출이 4.2% 줄어들 때 삼성 매출은 21.5% 줄었다. 같은 기간 애플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0%, 9.2% 떨어진 반면, 삼성은 95.4%, 86.9% 각각 하락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