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와 자회사 테스(TES)가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혁신기업 어센드 엘리먼츠와 함께 미국 내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전처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SK에코플랜트·테스·어센드 엘리먼츠 3사는 26일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미국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식(JVA)'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마이클 오크론리 어센드 엘리먼츠 CEO 등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으며, 테렌스 응 테스 회장도 온라인 화상시스템을 통해 참여했다.
이번 합작법인은 미국 내 첫 한·미 합작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으로, 지분율은 SK에코플랜트 64%, 테스 11%, 어센드 엘리먼츠 25%다.
공장은 미국 켄터키주 홉킨스빌에 9290㎡(약 2810평) 규모로 조성된다. 총 투자비 약 6580만달러(약 883억원)가 투입되며, 연 1만2000톤의 블랙매스 생산이 가능하다. 오는 11월 착공에 돌입해 2025년 1월 본격 가동에 나선다.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인 스크랩과 수거된 폐배터리 등을 물리적으로 안전하게 분해·파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단계인 블랙매스까지 추출할 예정이다.
인근에는 어센드 엘리먼츠가 미국 정부로부터 4억800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연간 75만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북미 최초 양극재용 전구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3사 협력을 통한 폐배터리 재활용 전·후처리가 모두 가능해짐에 따라 강력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공장이 들어서는 켄터키주는 세계 최대 배터리 시장인 미국에서 '배터리 벨트'로 급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의 제조공장이 밀집한 배터리 벨트 내 위치해 있어 스크랩 물량확보에 유리한 입지로 평가받고 있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2015년 메사추세츠주에 설립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으로, 폐배터리에서 희소 금속을 개별적으로 추출하는 기술은 물론 폐배터리로부터 불순물만 따로 제거한 후 공침을 통해 양극재용 전구체까지 바로 생산하는 혁신적인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다. 기술경쟁력은 물론 개별 금속 추출 공정이 간소화되면서 원가경쟁력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에는 미국 기업과 10억달러 규모의 양극재용 전구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며, 향후 고객사 요청에 따라 공급규모는 50억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어센드 엘리먼츠에 지난해 8월 5000만달러, 올해 4월 1084만달러 등 두차례에 걸쳐 총 6084만달러를 투자했다. 이사회 의석 1개를 확보하며 경영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어센드 엘리먼츠는 시리즈D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4억6000만달러를 모집, 기업가치가 2조원 대로 늘었다. 시리즈D에는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테마섹이 함께 설립한 탈탄소화 펀드, 카타르 투자청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3사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 전처리 공장 건설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의 기반이 될 전처리 설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제조사가 밀집해 있는 미국 '배터리 벨트'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또 협업을 통해 미국 내 어센드 엘리먼츠의 시장 지위를 이용한 사업 확장은 물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현재 SK에코플랜트와 테스는 폐배터리 회수부터 희소금속 추출,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폐배터리 전 부문에 걸친 솔루션을 완비했다. 세계 23개국 46개 거점 확보를 통해 글로벌 폐배터리 수거망을 갖췄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에도 대응 가능하다.
특히 유럽, 미국, 아시아 등 배터리 산업 요충지 및 전기차 보급이 많은 주요 권역에 역내 거점을 마련했고,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을 바탕으로 스크랩 및 폐배터리 등의 재활용을 위한 피드스톡을 확보하고 있다.
바젤협약에 따라 수거한 폐기물을 국경 너머 재활용 시설로 옮기려면 바젤 허가가 필요한데, 테스는 이미 30여개 국가에서 바젤 허가를 획득했다.
또 포르투갈 최대 종합에너지 기업 갈프(GALP), 국내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 에코프로 등과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 지속적인 협력을 진행 중이다. 향후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경우 물량 확보의 전진기지, 주요 거점 허브와 허브를 연결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그간 폐배터리 재활용 전 과정에 대한 기술 내재화와 전 세계 주요 거점 확보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이번 합작법인 설립과 공장 건설까지 더해져 이제는 폐배터리 분야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본격화 하겠다”고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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