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진화는 현재진행형'
프리미엄 TV시장에서 OLED 영향력은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1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OLED 점유율은 2019년 20%부터 지속 확대돼 지난해 31.6%로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특히 서유럽에서는 51%, 북미도 44%를 기록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이 OLED로 넘어가고 있다.
OLED TV 영향력 확대에 맞춰 OLED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OLED TV가 등장한지 10년이 됐지만 더 밝고 정확하게 빛을 표현하고자 하는 요구는 지속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 수요에 맞춘 기술 진화는 필수 불가결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세대 OLED 기술인 메타 테크놀로지를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타 테크놀로지는 기존 OLED 기술에 빛 추출을 극대화하는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와 밝기 강화 알고리즘 '메타 부스터(Booster)'를 융합한 것이다.
새 기술을 적용한 패널은 동일 휘도 기준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을 22% 개선하고 최대 휘도도 60% 향상된 2100니트(HDR 기준)에 달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화면을 구현했다.
◇빛 손실 없는 잠자리 겹눈 구조 424억개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 패턴
OLED TV 경쟁력은 빛을 표현하는 능력이 좌우한다. OLED가 만드는 빛이 시청자에 온전히 전달돼야 한다는 의미다. TV 내부에서 빛이 손실되지 않고 시청자에게 전달되면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MLA를 채택, 내부에서 반사되는 빛을 손실 없이 전달해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했다. MLA는 수백억 개의 마이크로 렌즈를 촘촘히 모아 균일한 패턴을 형성한 후, 패널 내부에서 발생하는 빛을 최대한 외부로 내보내 밝기를 높인다.
77인치 4K OLED 기준으로 픽셀당 5117개, 총 424억개의 마이크로 렌즈 패턴이 패널 내부에서 발생하는 빛의 손실을 최소화해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 없이 밝기를 높인다. 기존 OLED 패널에서 유기 발광층에서 발생된 빛의 상당량이 패널 내부 반사로 소실되는 한계를 극복했다.
이같은 MLA는 잠자리 겹눈 구조를 디스플레이 기술에 적용한 '생태모방(Biomimicry)' 기술이다. 생태계 구조나 원리를 모방하고 응용해 기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잠자리의 눈은 1만~2만개의 수많은 낱눈들이 모여 겹눈을 이루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발광층에 겹눈과 같은 수많은 초미세 렌즈 패턴을 만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고 미세한 렌즈를 큰 화면에 균일하게 배치하는 고난도 정밀 공정기술을 통해 OLED가 만드는 빛을 더 많이 외부로 방출할 수 있도록 했다.
MLA 채택으로 시야각도 크게 개선됐다. 화면 정면 대비 밝기가 절반이 되는 각도인 '반치각'이 기존 대비 30% 개선된 160도에 이른다. 이는 현존 패널 중 가장 넓은 시야각이다.
◇독자 알고리즘 '메타 부스터', 영상 밝기 분석해 HDR 표현 극대화
TV 화질은 알고리즘에 좌우된다. OLED 패널의 부품 뿐만 아니라 영상에 따라 밝기 특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기술은 콘텐츠에 따라 최적화한 영상을 구현, 시청자에게 커다란 몰입감을 제공한다.
메타 테크놀로지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은 '메타 부스터'다. 메타부스터는 영상을 분석해 화면의 전반적인 밝기와 섬세한 컬러 표현, 피크 화이트 구현까지 향상하는 알고리즘이다.
메타 부스터는 영상의 매 장면마다 밝기 특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밝은 부분을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묘사하는 고명암비기술(HDR)을 강화한다. 원작이 의도한 컬러를 보다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다. '내추럴 리얼리티(Natural Reality)' 화질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메타 부스터가 적용된 OLED 패널은 알고리즘이 스스로 영상을 분석하고 밝기를 제어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콘텐츠에 따라 별도의 설정을 바꿀 필요 없이 최상의 시청 환경에서 완전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3세대 OLED TV 패널 기술, 10년 OLED 기술 리더십 녹여
메타 테크놀로지는 LG디스플레이의 3세대 OLED 패널 기술이다. 지난해 공개한 유기발광 소자 속 수소 원소를 보다 안정된 구조의 중수소로 바꿔 전기 자극과 내열에 더 강하고 더 밝은 빛을 내는 2세대 패널 기술 'EX 테크놀로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10년 전인 2013년 세계 첫 55인치 OLED TV 패널을 양산했다. 10년만에 27인치부터 42인치, 45인치, 48인치, 55인치, 65인치, 77인치, 83인치, 88인치, 97인치까지 중형과 초대형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갖췄다.
고객사도 매년 늘어나 한국, 유럽, 북미, 일본, 중국 등 글로벌 20개 이상의 브랜드가 OLED TV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까지 OLED TV 패널 누적 수출액 10조5996억원(81억달러)를 돌파했다. 2014년 1083억원으로 시작해 양산 3년 만인 2016년 기준 누적 수출액 1조2378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0조원을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은 물론, 투명 및 게이밍 전용 OLED 패널 등으로 영역을 확장,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