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기술의 조합으로 서비스까지 가능해질 때 일어납니다. 차세대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바탕으로 식품 산업에 혁신을 선보이겠습니다.”
정해정 풀무원 IT전략담당상무는 하이브리드 인공지능(AI) 기술 확대 계획을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풀무원은 식품업계 최초로 챗GPT를 접목한 고객용 챗봇 '풀무원GPT'를 개발했다. 풀무원은 현재 AI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 베타 테스트를 시작, 연말 풀무원GPT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풀무원GPT는 챗GPT와 폴리글롯 대규모 언어모델(Polyglot LLM)을 활용한 생성형 답변과 내부 데이터 검색 기반을 혼용한 하이브리드 챗봇이다. 기존 AI 챗봇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챗봇이다. 예컨대 기존 AI 챗봇은 사람이 질의 응답 세트를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보수 해야하는 문제가 있는데 풀무원GPT는 이를 챗GPT로 해결했다. 또 내부 데이터로 학습하기 때문에 환각현상과 탈옥(Jailbreak·데이터보안이나 개인정보보호, 잘못된 정보, 윤리적 우려, 지적 재산권 침해 등) 문제를 차단할 수 있다.
내부 데이터의 물리적 한계는 공공기관 데이터를 통해 극복한다. 정 상무는 “식약처와 같은 공공기관 데이터를 확보·정제해서 학습시키고 리트리벌 데이터(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적절한 답변을 정보 지식 DB에서 찾는 역할을 수행)로 사용한다”며 “건강에 대한 답변은 조심스럽기 때문에 챗GPT 답변이라는 출처를 밝히고 고객이 이를 감안해 활용할 수 있도록 응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기술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풀무원GPT는 연말 오픈 예정인 헬스케어 플랫폼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을 목표로 영양·식이상담 서비스에 도입하고 음성봇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한 개발에 나섰다.
정 상무는 “풀무원GPT를 사업 단위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음성봇의 핵심 엔진으로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를 활용해서 고객경험 향상과 운영 효율까지 확보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AI컨택센터도 내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CS 조직과 연내 계획을 수립해 내년 구축을 목표로 사전 PI(Process Innovation)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프롬프트뿐만 아니라 CS 조직에서 사용하는 시스템도 차세대로 전면 전환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식품업계에서 AI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차세대 사업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는게 정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풀무원 입사 전 통신사와 e커머스에서 IT전략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이를 소비재에서 적용할 수 있는데 대한 고민을 하다 입사를 결정했다”며 “디지털전환(DT)에 대한 회사의 기대와 요구가 확실했고 AI를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를 'AI기술 진보의 해'라고 소회했다. 정 상무는 “디지털 혁신을 위한 궁극의 도구가 마련됐다. 기술 비용 한계로 미뤘던 서비스와 혁신을 진행할 수 있어 의미 있는 한 해”라며 “내년에는 풀무원 자체 소형거대언어모델(sLLM)을 도입하고 LLM 조직 애자일(Agile)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