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수소발전 입찰시장 발전량의 99.9% 부담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전력공사가 수소발전 입찰시장 발전량의 99.9%를 부담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2025년부터 2045년까지 20년 간 구매해야 한다. 한전은 그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탄소배출권거래제(ETS) 비용에도 매년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한전의 재무구조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한전과 양금희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개설한 수소발전 입찰시장 중 일반수소 발전시장 낙찰 물량 1300GWh 중 99.9%에 이르는 1298.7GWh를 구매할 계획이다.

일반수소 발전시장은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보조하고 있다. 일반수소 발전시장에 낙찰된 사업자들은 2025년부터 연료전지로 전력을 생산해 한전 등 전력구매자에게 판매해야 한다. 한전은 이후 20년간 연료전지 사업자들의 발전량을 구매해야 한다. 또한 2027년부터는 수소발전 입찰시장 중 청정수소 발전시장의 발전량도 향후 10년 간 구매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하면서 수소발전을 RPS에서 분리해 보급하기로 했다. 연료전지 등 수소발전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다른 지원체계로 보급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구역전기사업자와 RE100 이행 기업 등 자발적 구매자도 발전량을 구매하도록 여지를 뒀다. 하지만 당분간은 한전이 발전량의 대부분을 구매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전은 수소발전 입찰시장에 대한 구매에 연간 수천억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예로 연료전지의 발전단가를 ㎾h 당 250원 수준, 올해 일반수소 발전시장 낙찰물량을 1300GWh로 계산하면 325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청정수소 발전시장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판매되는 2027년부터 한전은 연간 3500GWh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낙찰단가에 따라 한전의 부담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한전의 재무구조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앞서서 RPS·ETS에 대한 보조비용으로도 연간 수조원을 지출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연결기준 RPS·ETS 비용은 올해 3조8501억원에서 내년 4조7129억원, 2025년 5조436억원, 2026년 6조213억원, 2027년 6조6156억원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