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미래 본 크래프톤, 현지 특화 신작·투자 확대 박차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

“중국만큼은 어렵겠지만 비슷한 수준의 성장 잠재력과 빠른 시장 확대가 이뤄지는 곳은 전세계에서 사실상 인도가 유일합니다.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며 확보한 퍼스트무버(선도자) 이점을 극대화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워 나가겠습니다.”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은 인도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며 겪은 여러 우여곡절에도 미래 인도 시장이 보여줄 청사진을 밝게 봤다. 중저가 스마트폰 보급·확산과 인도 내 통신 인프라 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모바일 게임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 법인장은 “2018년 연말 이후 중동과 인도 지역에서 이용자 트래픽과 리텐션 등 수치가 놀라운 수준의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2020년 인도와 중국 간 국경분쟁으로 중국 게임과 앱의 인도 서비스가 차단된 것을 계기로 직접 인도법인을 설립해 자체적인 현지화와 서비스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는 인도 현지에서 국민 게임급 위상을 자랑한다. 과거 텐센트가 서비스를 맡다 인도-중국 국경분쟁으로 중단되고, 다시 크래프톤이 직접 BGMI로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또 다시 앱마켓 한시적 차단 조치와 해제가 반복됐다.

그럼에도 BGMI는 1억명이 넘는 이용자와 1000개가 넘는 프로팀, 현지 앱 매출 1위라는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영업을 중지시킨 앱 가운데 서비스가 재개된 유일한 사례다. 크래프톤 본사와 인도법인이 인도 정부 및 주한인도대사관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노력한 결과다. 이후 꾸준한 후속 대응을 통해 BGMI 매출 또한 서비스 중단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에서 단순 매출 성장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게임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게임 개발 역사가 길지 않은 인도 현지 상황에 맞춰 크래프톤 인디아 게이밍 인큐베이터라는 소규모 개발팀 육성·지원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른바 인도판 크래프톤 '정글'이다. 인도 정부가 중요하게 추지는 '메이크 인 인디아' 기조에 부응해 추가적인 투자와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손 법인장은 “향후 인도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게임뿐 아니라 인도에서 쓰이는 다양한 지역언어로 웹소설 등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이나 인공지능(AI), 딥러닝 분야 기업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 한국과 인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한국-인도 인비테이셔널' e스포츠 친선전도 진행한다. BGMI 인도 시리즈 상위 8개팀과 한국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8개 팀을 초청해 인도 현지에서 실력을 겨루고 양국 문화 교류 활성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