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세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해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쟁국인 중국, 대만에 비해 관련 투자가 부족하고 늦은 상황이지만,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규모 정부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산업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무기발광(In-organic LED)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나노 발광다이오드(LED), 퀀텀닷(QD) 등의 무기소재를 발광원으로 하는 디스플레이다. 장수명, 고휘도 등 액정표시장치(LC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시장은 2030년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30년 93억달러(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내 점유율 6.5%)를 시작으로, 2045년에는 799억8000만달러로 OLED를 제칠 것으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40.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보고서는 경쟁국들이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이미 무한경쟁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대만은 자립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화소부터 패널 양산에 11억달러(약 1조4540억원)이상 투자했고, 세트 기업과 칩·패키지 기업을 아우르는 협업 체계도 갖추고 있다. 반면 한국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화소 생산 능력 등 핵심 생태계 구축이 미진한 상황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정부도 지난 5월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발표를 통해 2027년 디스플레이 세계 1위 탈환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계획을 제시했다.
협회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가 반도체 공정을 활용하는 화소 기술을 쓰기 때문에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와 패널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면 시장 경쟁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