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이 극심했던 작년 이후 소비자는 여행비 지출을 줄이고, 여행도 덜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수행해 온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여행 소비자에게 국내여행 경험과 경비 지출 추이를 묻고 추이를 비교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여행 기준 “여행비 지출을 10% 이상 줄이고, 여행도 덜 가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는 늘었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감소한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7, 8월) 조사에서 10명 중 7명(69%)이 지난 3개월 내 평균 2.05박의 국내여행을 다녀왔으며 총 여행경비는 1인당 23만3000원, 1일당 7만6600원이었다. 국내여행이 피크를 찍은 작년에 비해 여행 기간과 경비 모두 감소 추세다.
지난 7년간의 추이를 보면 1일당 여행경비는 2017년(이하 하반기) 6만9500원에서 2018년 7만1500원, 2019년 7만3500원으로 오르다가 2020년 7만19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 발생으로 2020년 여행경험률이 격감하고 1일당 경비도 다소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4년간 큰 폭의 변동은 없었다.
이어 국내여행이 되살아난 2021년 7만9200원으로 크게 오르더니 2022년에는 8만540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꽉 막힌 해외여행의 반작용으로 국내여행 경험률이 최고치에 달한, 이른바 '보복소비'의 시기다.
올해의 1일당 여행경비 7만6600원은 작년은 물론 2020년보다도 감소한 수치다. 2019년보다는 4.2% 상승했지만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이 약 11%(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환산)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대략 6% 이상 덜 쓴 셈이다.
최근 동향을 보면 여행을 가더라도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고민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여행비 지출 구성비 1위이던 숙박비가 식음료비에 밀려 2위로 내려 앉았고 숙소 선택 기준으로 '가격'을 최우선 고려하면서 호텔 이용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로 소비자는 '알뜰여행'을 넘어 '초긴축 여행'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반짝 활황을 기대했던 여행산업 전반이 불황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