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 사태, 플랫폼-전문직역 갈등 해소 '실마리'

로톡 사태, 플랫폼-전문직역 갈등 해소 '실마리'

법무부가 변협과 로톡 간 갈등에서 로톡측 손을 들어주며 리걸테크가 개화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변협과 로톡의 갈등은 기술 기반 비즈니스모델(BM)을 가진 리걸테크 사업 확장에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자칫 불똥이 튈 수 있어서다. AI 기술 개발에 대한 전문직역의 부정적 시각은 특히 기술 개발 발목을 잡았다. 2년 전 로톡은 AI형량예측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한국변호사협회의 반발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로이어드컴퍼니는 2021년 AI가 사건을 분석하는 서비스인 로이어드를 선보였다. 변협은 손수혁 로이어드컴퍼니 대표를 징계했다.

이번 법무부 판단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기술을 활용한 리걸테크가 활성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법적 리스크가 사라지며 추가 투자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K리걸테크가 국제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일반 국민의 사법 접근성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학회가 최근 진행한 플랫폼과 전문직역 연구에 따르면 경제학자 86%가 '전문직 플랫폼이 정보비대칭 완화 및 신뢰재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항목에 동의했다. 아울러 93%가 '부정적 효과보다 접근성 제고, 경쟁 활성화, 시장 확대 등 긍정 효과가 클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직 플랫폼이 과당경쟁을 발생시키고 자칫 플랫폼 독점에 따라 전문직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66%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문직역과 갈등 상황에 놓인 타 혁신 플랫폼에게도 성장 활로가 열렸다. 강남언니와 대한의사협회, 닥터나우와 대한약사회, 삼쩜삼과 한국세무사회는 갈등을 겪는 중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법률 서비스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리걸테크 스타트업 앞에 글로벌 시장으로의 길이 열렸다”며 “기존 산업 및 기득권 세력과 갈등을 겪고 있는 다수 스타트업에게도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고 밝혔다.

벤처기업협회도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쟁으로 혁신기업 발전과 소비자 편익을 촉진한다는 명제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면서 “단순 징계 취소를 넘어 리걸테크 정책 수립에 민간 전문가 참여를 확대해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