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달 10일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자 면세업계가 웃음짓고 있다. 면세점은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지는 국경절 연휴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문이 더 늘 것으로 보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명동 본점의 중국인 매출이 직전 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신장했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이 기간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매출은 150%가량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 등과 손잡고 면세 쇼핑과 관광을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음달 2일 중국인 단체 관광객 1000여명이 잠실 월드타워점을 찾을 예정이다. 명동 본점에서는 연휴 기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 문화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구매 금액별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엘디에프 페이'를 증정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단체관광객 전용 안내 데스크와 VIP 전용 라운지를 설치했다. 다음달 15일까지 중국 간편결제 수단인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5%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단체관광객에게는 일부 품목에 추가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외국인 전용 안내데스크에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늘리고 식당가에서는 중국어 사전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확대하고 통역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이밖에 알리페이나 위챗 등 중국인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결제 수단을 활용한 할인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결제 할인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는 다만 단체관광객이 돌아오더라도 전체 매출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지난 6년여간 면세 시장을 주도한 '큰손' 다이궁(보따리상)과의 송객수수료 갈등으로 대량구매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는 과거 보따리상에 정상 가격의 40∼50%를 수수료 명목으로 돌려주며 물건을 팔았고 이런 출혈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자 지난 1월부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자정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늘고 있지만 이들에게서 나오는 매출은 지속해서 쪼그라들고 있다. 외국인 고객 매출은 지난 7월 7503억원으로 6월(8543억원)보다 12% 줄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을 시작으로 외국인 고객 수요가 늘고 보따리상에 주는 수수료 축소가 자리를 잡으면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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