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설비로 만든 이차전지 분리막이 수출길에 올랐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중국에 이차전지 분리막 원단 수출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복수 중국 배터리 제조사에 납품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전북 완주에 1공장을 준공하고 습식 분리막 원단 생산을 시작했다. 완주 공장은 분리막 생산 라인 2개와 코팅 라인 4개를 갖췄다. 그동안 분리막 코팅 사업을 해왔는데 분리막 원단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수출되는 원단은 장비까지 국산화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국내 분리막 기업들이 주로 일본과 독일 장비를 사용한 것과 달리 국내 장비사와 협력해 분리막 생산 설비를 완전 국산화했다”며 “핵심 기술 국산화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 4대 핵심소재 중 하나다.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하고 리튬이온 이동 통로 역할을 한다. 음극과 양극이 만나 단락이 발생할 경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전성을 담보하는 핵심 소재다.
분리막 중에서도 습식 분리막은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용으로 주로 쓰이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주로 사용된다. 에너에버 완주 공장에서는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9·11마이크로미터(㎛) 두께 습식 분리막을 주로 생산한다. 분리막은 통상 원단에 양면 코팅을 한 뒤 배터리 업체에 공급된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올해 안으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습식 분리막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대기업 및 중견 배터리 제조사에 습식 분리막 원단 샘플을 제공하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상기 대표는 “분리막 생산 공정 국산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해외 수출과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2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말 준공 예정인 2공장에는 생산라인 2개와 코팅라인 6개를 갖출 예정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해 2025년 말까지 미국 현지 공장도 구축할 계획이며, 인도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분리막 원단 기준 현재 연간 7200만㎡에서 2027년 연간 10억8000만㎡까지 늘릴 방침이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