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사인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검색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견제하고 나섰다.
나델라 CEO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구글 반독점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구글이 검색 시장 지배력을 차세대 AI 기반 도구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구글이 검색 광고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을 사용해 새로운 AI 기반 검색을 경쟁사보다 더 잘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독점권을 확보함으로써 (검색) 지배력을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스마트폰이나 웹브라우저에서 기본 검색 엔진 설정 대가로 스마트폰 제조사, 무선 사업자 등에 수십억원을 지불하며 유지한 독점권을 그대로 허용한다면, AI 도구 시장에서도 구글 지배력이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미국 법무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주장이다.
그는 MS가 검색 엔진 '빙'에 1000억달러(135조원)를 투자했다고 밝히고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질하고 구글에서 검색을 한다”며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지적했다.
또 애플에 대해서는 “구글로부터 받는 가격을 올리기 위해 MS를 이용하고 있다”며 “검색 경쟁이 없다면 구글이 애플에 계속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 설정을 위해 애플에 2020년까지 40억달러(5조3200억원)~70억달러(9조31100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카일 파라킨 MS 광고·웹 서비스 책임자도 “수년간 아이폰의 기본 검색 엔진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애플은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애플은 빙을 구글과 협상카드로 이용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구글은 “빙이 구글보다 열등한 것은 MS가 덜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구글 측 변호사는 나델라 CEO를 상대로 “MS가 버라이즌이나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 인 모션과 노키아 오이지에 빙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하는데 합의했지만,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실패하지 않았느냐”고 캐물었다.
나델라 CEO는 이를 인정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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