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된 부동산 대출채권(NPL)에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 출현이 임박했다. NPL 부동산을 신탁하고 발행된 수익증권을 토큰증권(ST)화해, 조각투자가 가능하도록 발행하는 서비스다. 일반 투자자들도 5000원, 1만원 소액으로 고수익 부동산 NPL에 투자할 수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플루토스파트너스(대표 정상기)는 NH투자증권, 파라메타, 신영투자신탁과 함께 추진 중인 'NPL 투자 플랫폼'에 대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2차 컨설팅에 돌입했다. 투자를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플루토스 티오' 역시 구글플레이 등록을 최근 완료했다.
NPL은 통상 '고정 등급 이하의 여신'으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채권을 말한다. NPL은 물적 담보가 있는 '담보부 부실채권'과 담보가 없는 '무담보부 부실채권'으로 나뉘는데, NPL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을 담보로 한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다.
담보부 부실채권의 대표적인 사례는 금융회사의 대출 채권이다. 금융회사는 담보대출을 해주면서 금융회사의 근저당권을 담보로 설정한다. 만약 대출채권이 부실화되었다고 하더라도 담보부동산의 임의경매나 채권 경매를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
플루토스 플랫폼은 NPL 부동산 투자에 수반하는 번거로운 권리분석, 입찰, 하자의 제거 등의 업무는 전문가가 수행해 투자자들의 투자 위험도를 낮추고, 반면 일반투자자들은 기존의 기관 투자자만 누려왔던 높은 투자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관투자자 독점했던 '우량 NPL 권' 투자 비대칭성 해소
NPL 부동산 투자는 단순경매투자, 배당투자, 유입투자 3가지 방식으로 구분된다. 이 중 유입투자는 양도세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원하는 만큼의 투자기간을 조절을 통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어 3가지 방법 중 가장 선호된다.
다만 현행 대부업법 등은 미등록 대부업자에 대한 여신금융기관의 대출채권 양도를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는 '단순경매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방식에 대해서는 개인투자자의 NPL 부동산 투자가 제한됐다. 플루토스파트너스는 개인투자자들도 소자본으로 '유입투자' 방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허용해달라는 취지로 이와 같은 사업구조를 설계했다.
지금까지 일반투자자들은 NPL 하위 시장에서 정상적인 채권매입의 방식(론세일)이 아닌 '채무인수약정', 즉 낙찰을 전제로 채권자와 개별 약정하는 우회적인 투자 방식을 이용해야 했다. 이 방식은 낙찰 이후 법원의 승계 승인이 나지 않거나 미낙찰 시 계약금의 반환 문제 등 금융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잦았다.
또한 금융회사들이 채무인수약정 방식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회사를 통해 투자접근을 해야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NPL의 유통구조 상 대부회사로 NPL 채권이 내려오기까지 여러번 손바뀜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난이도가 쉽거나 수익성이 높은 물건은 기관투자자나 전문투자자가 미리 선점하게 된다. 남은 물건 중에서 우량한 투자 상품을 찾기가 어렵다 보니 개인투자자의 NPL 접근이 어려웠던 것이다.
플루토스파트너스 관계자는 “플루토스는 이러한 투자 비대칭성을 개선해 개인투자자들도 NPL 상위 시장에서부터 유량한 물건의 투자가 가능하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며 “기존 부동산 간접투자 방법과 확연한 차별성이 있는 혁신적 투자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안 좋아도 투자 기대수익률 최대 '연 20%'
개인투자자는 NPL 부동산 투자를 통해 기존 리츠나 부동산 투자 대비 효용을 높일 수 있다. 기존 부동산 간접투자의 경우, 부동산 기초자산의 조달이 정상적인 시장에서 이뤄지므로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통상적으로 공모가액이 시장가액을 초과하게 된다. 재매각 수익은 부동산 시장 상승에 의존도가 높다.
예컨대, 부동산 매입가액이 105%라고 가정할 시, 15%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 상승이 20%를 초과 발생해야 한다. 적극적인 자산 가치 개선이 수반되지 않고 단순히 시장 상승이 20% 일어나기란 일반적으로 쉽지 않으며, 경기에 따른 외부요인의 리스크도 크다.
반면 플루토스의 경우 경매, 공매 시장을 통해 부동산 기초자산을 저렴하게 조달하므로 낙찰가액과 시장가액 사이에 안전마진 구간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노력 여하에 따라 부실자산을 개선해 투자 수익을 얻기 용이하다.
실제로 통상 낙찰가율은 80% 수준이기 때문에, 낙찰가액과 시장가액 사이 20% 상당의 안전마진 구간이 발생한다. 임대차 개선, 리노베이션 등 적극적인 가치 개선 노력에 따라 10% 상당의 추가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또한 투자 시작 시점에서 NPL 채권을 확보 후 채권자 지위를 활용해 경매·공매에 참여하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을 받을수 있다. 이처럼 NPL 채권을 할인해 매입하게 되면 일반적인 시장거래 대비 이중으로 저렴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플루토스파트너스 관계자는 “목표 수익률은 일반적인 채권배당으로써 투자 종료하는 경우 약 15% 수준이며, 직접 낙찰받아 소유권 취득 후 정상가에 재매각하는 경우 약 17%, 추가적인 비용 투입으로 임대차 개선 등 가치 개선 후 재매각 시 20% 이상 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부동산간접투자 대비 투자할 수 있는 물건이 다양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기존 방식은 투자자산이 중대형 오피스, 상업용 빌딩과 같은 코어자산 혹은 일부 물류창고나 호텔로 제한됐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상가건물의 수익성이 낮아짐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금이 묶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NPL 부동산 투자는 다양한 투자 상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부동산 경기나 정책에 따라 상황에 맞는 유연한 투자가 가능하다. 호황이나 불황 업종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달리 구성하거나, 투자자의 성향에 따른 투자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