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중전 '클릭 응원' 조작 의혹에 매크로 프로그램이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클릭 응원 이상 현상은 네덜란드와 일본으로 우회한 인터넷주소(IP) 2건이 매크로 프로그램(자동화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들어낸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경찰 수사 의뢰를 예고했다. 조작 의혹을 제기한 여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며, 가짜뉴스 유통에 대한 플랫폼 책임과 함께 국정감사에서 집중 추궁할 태세다.
카카오는 지난 1일 다음스포츠 축구 클릭 응원 서비스에서 중국 응원이 한국 응원보다 높게 나온 이유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네덜란드와 일본으로 우회접속한 특정 IP에 따른 현상이라고 4일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1일 다음 스포츠 '클릭 응원' 페이지에서 아시안게임 한·중 남자축구 8강전 클릭 응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 해외 IP 2개가 전체 해외 IP 클릭(1993만 건)의 99.8%인 1989만 건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2개 IP의 클릭 비중은 네덜란드 79.4%(1539만 건), 일본 20.6%(449만 건)이었다. 해당 IP의 클릭은 경기가 끝난 2일 0시 30분께 이뤄졌다.
카카오는 응원 수의 이상 현상은 이용자가 적은 심야 시간대 2개 IP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들어낸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서비스 취지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클릭 응원이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할 수 있어 특정팀에 대한 응원 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2일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서비스 전반에서 어뷰징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번 이슈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을 이용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 당시 클릭 응원 건수 약 3130만건 중 중국 클릭 응원은 93.2%(2919만 건)로 한국 클릭 응원 6.8%(211만 건)를 압도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재발 방지에 나섰고 여당은 엄단을 촉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다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한 총리는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며 “과거 '드루킹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범부처 TF를 신속하게 꾸려 가짜뉴스 방지 의무를 포함한 입법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런 게 발전하면 바로 국기 문란 사태가 된다”며 “이번 사태 배후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하며, 현행법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중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해외에서 유입된 IP는 VPN을 이용한 특정세력들의 조작이기 때문에 명명백백히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관계기관은 매크로 조작에 대한 이상징후 분석 및 VPN 로그 분석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해 여론조작 세력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네덜란드·일본서 우회접속
카카오, 업무방해 수사 의뢰
모니터링 점검 등 재발 방지
한덕수, 범부처TF 구성 지시
이동관 “방치하면 국기 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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