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 부품사업 매출이 조 단위로 급성장하며,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 한 축을 꿰찼다. 완제품뿐 아니라 핵심 부품까지 적극적으로 사업화에 나서며 글로벌 가전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전장사업과 함께 전사 핵심 미션인 기업간거래(B2B) 사업 강화를 실현할 기대주로 주목받는다.
LG전자 가전 부품사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관련 사업을 본격화한 지 8년 만이다. LG전자는 올해도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가전 부품 사업 핵심 제품은 모터와 컴프레서다. 대부분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에 탑재된다. 현재 글로벌 7개 생산기지에서 생산·공급 중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글로벌 가전사를 포함해 국내에선 파세코 등이 LG전자가 생산한 부품을 쓰고 있다.
LG전자는 1962년 선풍기용 모터 생산을 시작한 이래 2014년 C&M사업부(현 부품솔루션사업부)를 신설하며 부품 사업을 확장했다. '모터가 달린 가전은 LG'라는 시장 평가를 끌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도 부품 사업의 성과 중 하나다. 독자 기술로 구현한 '인버터 DD모터'는 지난 2월 누적 생산량 1억20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LG전자 가전 부품사업 급성장은 신가전 등장과 코로나19 유행이 큰 역할을 했다. LG전자는 2011년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시작으로 건조기, 로봇청소기 등 신가전 영역을 개척해 왔다. 신가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부품 수요도 크게 증가, 사업이 커나가는데 새로운 모멘텀이 됐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가전 수요가 폭발하면서 LG전자 부품사업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 1조원 달성을 앞당겼다.
LG전자는 전사 차원에서 B2B사업 강화를 핵심 미션으로 내세웠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가전 시장이 주춤하자 상대적으로 수요가 탄탄하고 수익성이 좋은 B2B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LG전자가 꾸준히 투자했던 전장사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전사 실적을 방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B2B 부문 매출은 5조6000억원 규모로, 이 중 부품사업은 약 20%를 차지한다. 올해 가전 분야 사상 첫 B2B 매출 6조원 돌파가 유력한 가운데 부품사업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LG전자 역시 미래 핵심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대대적으로 투자를 단행 중이다. 회사는 지난 3월 약 160억원을 투입, 인도 노이다공장에서 에어컨 핵심 부품인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 생산을 시작했다.
부품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도 늘린다. 시장 요구에 맞춰 차세대 친환경 모터·컴프레서 개발 전문가는 물론 부품 솔루션 해외 영업 전문가도 채용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부품은 완제품의 경쟁력은 물론 B2B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기대주로 부상했다”며 “안정적인 수요 확보와 가전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