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망원경 선명도 4배 이상 '거대마젤란망원경' 마지막 반사경 제작 시작

거대마젤란망원경(GMT) 완성 예상도. 사진=한국천문연구원
거대마젤란망원경(GMT) 완성 예상도. 사진=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13개 글로벌 파트너 기관이 참여하는 거대마젤란망원경기구(GMTO)가 세계 최대 광학망원경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의 마지막 반사경 제작을 시작했다.

5일 천문연에 따르면 GMT는 구경 25.4m의 차세대 초거대망원경으로 2020년대 말 완공 예정이다. 8.4m, 17톤의 원형 반사경 7장을 벌집 모양으로 배치해 25.4m의 단일 반사경과 같은 성능을 갖는다.

GMT는 또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 대비 4배 더 선명한 해상도와 200배 높은 감도를 가진다. 망원경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집광 면적은 368㎡로 160㎞ 떨어진 곳에서 동전의 그림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GMT의 반사경은 미국 투산에 소재한 애리조나대학의 리처드 캐리스 반사경연구소에서 제작하고 있다. 반사경 하나당 형상 제작부터 표면 정밀 연마까지 약 4년이 소요된다.

첫 번째 반사경은 2012년에 완성됐으며, 이어 여섯 번째 반사경까지 순차적으로 제작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GMT 반사경 제작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반사경 기본 형상을 만드는 주조, 2단계는 반사경 형상을 다듬는 성형, 3단계는 반사경 표면을 다듬는 연마 작업이다.

반사경을 만드는 소재인 유리는 온도변화에 따른 비틀림, 휨, 표면 왜곡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팽창계수가 낮은 특수유리를 사용한다.

거대마젤란망원경(GMT) 주형 위에 반사경의 재료인 유리블록을 마지막으로 채우는 모습. 사진=한국천문연구원
거대마젤란망원경(GMT) 주형 위에 반사경의 재료인 유리블록을 마지막으로 채우는 모습.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이 특수 유리블록 약 20톤을 주형에 넣어 섭씨 1165℃로 가열해 녹인 후 고체화되기 전에 주형을 회전시켜 원심력에 의해 상부 표면이 포물면이 되도록 한다. 약 3개월 동안 냉각시킨 유리는 연마 과정을 거치는데 완성된 반사경 표면 높낮이 차이는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보다도 작다.

완성된 반사경들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 있는 GMT 부지로 옮겨 설치된다. GMT가 건설되는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는 청명하고 어두운 하늘과 안정적인 대기조건을 갖추고 있어 남반구에서 천문관측 최적지로 꼽힌다.

GMT는 기존 대형 천체관측 망원경 성능을 넘어 인류 역사상 가장 먼 우주에 대한 관측으로부터 우주 탄생의 수수께끼를 밝히는 데에 그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계행성 대기 성분에 대한 정밀한 분석으로부터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 등 외계생명 관련 연구 등에 획기적 진전을 만들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최근 완성된 반사경은 내년 초 실제 크기로 제작된 시험용 반사경 지지시스템에 조립해서 광학성능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성능 시험을 표준삼아 전체 7개 반사경에 대한 광학성능 시험을 하게 된다.

GMTO 이사회 한국대표를 맡고 있는 박병곤 천문연 대형망원경사업단장은 “GMT 주반사경 뿐만 아니라 망원경 뼈대에 해당하는 마운트와 적응 광학이 적용된 부반사경 등의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천문연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망원경 제작을 통해 우리나라 천문학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최첨단 광학 및 광기계 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