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대장정이 10일부터 시작된다.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정국을 온전히 진단하는 첫 심판대인데다, 내년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만큼 여야는 치열하게 주도권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잼버리 파행, 채상병 사건, 독립영웅 흉상 이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세사기 등 각종 현안을 두고 상임위 곳곳에서 '난타전'이 예상된다.
국회는 오는 27일까지 14개 상임위를 중심으로 791개 기관을 감사한다. 피감기관 수는 2022년도 국감 대비 8개가 추가로 늘었다.
지난해 국감은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교체되는 과도기에 치러져 국정 운영 책임소재가 다소 불분명했지만 올해는 온전히 윤석열 정부의 1년을 검증하는 첫 국감이라 여야 공방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까지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일 태세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문제점을 지적하고 부동산 통계 조작 관련 의혹들을 파헤치는데 주력한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중심으로 야권 인사들이 연루된 각종 의혹을 집중 공격할 예정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원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채 상병 사건 수사 개입 의혹, 홍범도 장군 동상 이전 논쟁, 잼버리 파행 운영, 오송 지하차도 수해 참사 등 현 정부 실정 이슈를 부각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계속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우주항공청법과 최근 여당이 총력전을 펴고 있는 포털 가짜뉴스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과 달리, 올해 국감에서는 '일단 부르고 보자'식의 기업인 증인 채택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늘상 이름을 올린 삼성·SK·LG·현대차 등 4대 그룹 총수는 명단에서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다양한 산업계에서 증인으로 나온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경제 성장의 엔진이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국회가 불필요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며 “기업 증인 신청이 합리적인 범위에서 이뤄지도록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여야 모두 국감상황실도 꾸린다. 국힘은 지난 6일 국감상황실을 차리고 국감 기조인 '민생부터 민생까지'를 발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첫날인 10일 상황실을 열 예정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내년 총선 전 마지막 국감이라 의원들이 각종 현안에서 이목을 끌기 위해 필사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국감이 정책이 아닌 정쟁, 이념 논쟁으로 격화될 것이 뻔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