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내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사무국'...연말에야 제모습 갖출 듯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기술 컨트롤타워로 기대를 모으는 '미래기술사무국' 조직 구성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조직 자체는 8월에 구성됐지만 기능에 걸맞는 인력 배치는 연말 정기인사 때나 이뤄질 전망이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8월 초 신설된 미래기술사무국은 현재 김강태 국장과 팀원에 해당하는 5명 인력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삼성리서치 기술전략팀장을 겸임 중이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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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사무국은 삼성전자 DX(가전·모바일) 부문 소속으로 신설된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미래기술사무국과 함께 삼성리서치 직속 이머징테크팀과 차세대가전연구팀 산하 스마트홈AI랩, 주요 사업부 직속 이머징 테크그룹, 생활가전사업부 내 AI전략파트 등도 신설했다.

반도체 불황 등으로 실적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래 기술 융합에 초점을 맞춘 일부 조직 개편이었다. 미래기술사무국이 그 전반을 아우르는 조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는 미래기술사무국에 대해 과거 이재용 회장이 언급한 '세상에 없는 기술'을 기획하고 추진할 주역으로 기대했다.

기대에 비해 인력 확충은 더딘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직은 신설됐지만 바로 완성된 조직이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과거 조직도 점차 규모를 키워왔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조직 명칭이 갖는 무게감과 향후 역할 등을 생각하면 현 인력 규모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삼성전자 로봇사업팀 사례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로봇사업팀은 2021년 말 로봇사업 TF에서 격상된 조직이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그 해 중순경 150여명의 조직으로 확장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연말 정기인사 때 미래기술사무국 인력이 정식 배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소 인원으로 조직을 먼저 만든 후 곧 이어질 정기인사에 대비해 정비 중이라는 해석이다. 미래기술사무국이 개발보다는 전략·기획 중심 조직이지만 적어도 20~30명은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