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상상인에 저축은행 계열사 지분 매각을 명령하면서 행정소송과 지분매각 기로에 직면했다.
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은 금융당국 보유 지분 처분 명령에 따라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상상인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상호저축은행법'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주식 처분명령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상상인은 90일 이내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명령을 따를 경우 내년 4월 4일까지 △상상인저축은행 보유주식 1134만1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보유주식 577만8001주를 각각 매각해야 한다.
상상인 관계자는 “금융당국 보유 지분 처분 명령을 받고 행정소송 등 다각도로 내부 검토를 진행하는 상황”이라면서 “(행정소송이나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는)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으며, 90일이란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천천히 입장을 정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2019년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해 불법 대출과 허위 보고, 의무 대출비율 미준수 등 혐의로 15억2100만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유준원 상상인 대표는 직무정지 3개월 중징계를 받았다. 이어 금융위는 지난 8월 30일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렸다. 다만 상상인이 적격성 충족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결국 지분매각 명령을 내리게 된 것이다.
현재 상상인은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상인 대주주는 지분 23.3%를 보유한 유준원 대표다.
업계에서는 상상인의 행정소송 검토에도 이미 내려진 지분매각 처분 결정을 되돌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결국 두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미 우리금융 등이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3조3000억원인 업계 8위 대형 저축은행으로, 영업구역이 경기·인천으로 수도권 진출을 원하는 우리금융이 인수자로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금융의 계열사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두고 있지만, 영업구역이 충청권이다. 자산규모로도 업계 27위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인수합병 규제완화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우리금융이 추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으로 봤지만, 대부분 지방 소규모 저축은행으로 마땅한 매물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미 업계에서는 상상인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면 우리금융 등이 뛰어들 가능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