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못걷고 사라진 돈 '불납결손액'이 5년간 20조원, 연평균 4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관련 시스템을 정밀하게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2022년 정부부처별 불납결손액 현황'자료에 따르면 정부 불납결손액이 2018년 4조4000억원에서 2021년 4조9000억원으로 상승했다.
4년간 매 회계연도마다 4조원대의 규모로 지난해 2조2000억원의 불납결손액을 포함해 5년간 총 20조5000억원의 불납결손액이 발생했다.
진 의원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정부 미수납액 규모는 67조원으로 5년새 19조원이 증가했다. 불납결손액 또한 연평균 4조원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 불납결손액 규모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처는 기획재정부, 국세청이다. 기재부는 1조8000억원, 국세청은 3100억원으로 전체 불납결손액 중 96.4% 규모로 집계됐다.
불납결손액은 납세자가 납부하지 않아 채워지지 못한 조세의 액수로 세입 징수가 불가능한 사유가 발생해 결손처분을 마친 금액을 말한다. 불납결손 사유로는 폐업으로 인한 법인 청산종결 상태, 소송으로 인한 법원파산폐지 및 면책결정, 소멸시효 도과, 강제징수 종료 비용, 무재산으로 변제능력 없음 등이 주요 사유로 꼽힌다. 대부분 불납결손은 '소멸시효 도과'와 압류금액보다 집행비용이 더 큰 경우에 징수를 포기하는 '강제징수종료'가 차지한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불납결손액 중 소멸시효 도과로 인해 발생한 금액과 강제징수 종료 비용에 해당한 액수는 2018년 4조2000억원(96.2%)에서 2021년 4조6000억원(94%)까지 꾸준히 4조원 규모였으며 작년의 경우 2조1000억원(99%)으로 연평균 95%를 차지했다.
2021년에 국세징수법 전부개정에 따라 작년도 강제징수종료액은 직전년도에 비해 1조8000억원 감소한 115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압류재산이 있는 체납자의 경우만 분류 집계하게 됨에 따라 강제징수종료액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강제징수종료 비용에 집계되지 않는 비용들은 압류재산이 없는 체납자의 경우인데, 이 비용들이 체납액에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체납 여력이 부족한 납세자일 확률이 높아 체납액 징수가 어렵다. 국세징수법 전부개정으로 분류방식이 변경됨에 따라 단순 숫자의 이동에 그쳐 개선 효과 없이 재정관리가 더 허술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선미 의원은 “막대한 규모의 불납결손에 대해 정부의 효과적인 징수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재정건전성 강조 기조에도 불구 법 개정에 따른 별납결손액 규모가 제대로 관리 되지 않고 있으므로 관련 시스템을 정밀하게 재점검해 과세 당국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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