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반도체를 고객별로 차별화된 '스페셜티' 제품으로 혁신하겠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대표이사)이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임직원과 나눈 대화에서 “범용 중심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을 만족시키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메모리는 첨단 기술을 개발한 뒤 빠르게 양산 체제를 갖춰 고객에 대량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의 범용 제품 위주였다.
일부 영역에서 고객 맞춤형 기술 개발을 해오긴 했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으로 요구하는 메모리도 달라지고 있다는 게 곽 사장의 판단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해 회사마다 필요로 하는 메모리 반도체 스펙도 다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곽 사장은 “메모리는 계속 고객 요구에 맞춰 차별화돼야 하고 이것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스페셜티를 먼저 파악하는 방식의 변화가 회사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 양산될 예정인 HBM3E 이후 초기 단계부터 AI 사업을 영위하는 고객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메모리 스펙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계·생산 방식은 물론, 마케팅 등 산업 전반에 나타날 변화에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메모리 자체에 연산 기능을 넣는 PIM(Processing-In-Memory) 같은 제품이 고도화되면서 향후 양자컴퓨팅으로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얼마나 성숙하게 리드해갈 수 있는지가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선도, 존경 받는 회사, 1등 회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