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만 진출 1년 만에 中企 1만2000개 수출 판로 열었다

쿠팡, 대만 시장 수출 지원
쿠팡, 대만 시장 수출 지원

쿠팡이 대만에 진출한지 1년 만에 현지에 제품을 수출한 중소기업들이 1만2000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찾는 소비재 중소기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 9월 말 기준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이 1만2000곳을 돌파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에 로켓직구·로켓배송을 론칭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출한 국내 소비재 중소기업 수는 4만2592곳이다.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쿠팡을 통해 대만으로 상품을 수출한 셈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입증한 빠른 로켓배송 모델을 대만 현지에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로켓직구는 통상 배송에 3주가 소요되는 타 직구 업체와 달리 690대만달러(약 2만88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익일 대만행 첫 비행편을 통해 빠르게 무료 배송한다.

현지 로켓배송도 195대만달러(약 8150원) 이상 구매하면 다음날 무료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은 지난 2분기부터 대만 쇼핑앱 다운로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대만 판매 카테고리가 뷰티·패션·생활용품·주방용품·가전·유아용품 등으로 확대되면서 중소기업 수출 범위도 대대적으로 넓어졌다. 대만에서 판매되는 수백만개 제품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다. 쿠팡을 통한 중소기업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만 수출 물량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간 K뷰티·K푸드·K생활용품 등 다양한 중소기업들은 현지 인력 채용이나 법인 설립, 영업에 각각 공들여 수출을 성사시켜왔다. 쿠팡 대만의 경우 쿠팡이 통관부터 재고관리·로켓배송·고객 응대를 모두 전담하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황서윤 바르고코스메틱 대표는 “많은 비용이 드는 현지 박람회 참여, 관계(꽌시) 기반의 영업 등이 필요 없어졌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현재까지 대만 매출이 70배가량 뛰어 연말까지 6억원대 중반 매출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쿠팡 대만 진출이 청신호를 보이면서 중소기업들은 자체 수출 인력과 생산설비를 보강하고 있다. 유아 물티슈 업체 '순수코리아'는 쿠팡 대만 매출이 전체 회사 수출 비중의 50%에 도달해 수출인력과 신규 생산설비에 10억원을 투자했다. 마스크팩 업체 '방앗간화장품'은 대만 매출이 작년 대비 50%가량 늘어 최근 대만 수출전담팀을 포함해 12명을 신규 채용했다. 유아침구업체 '데코원'은 과거 대만 현지 오픈마켓에 진출했다가 매출 부진으로 철수했지만 최근 쿠팡으로 재수출을 시작했다.

이같은 사례는 쿠팡의 대만 시장 진출 속도에 맞춰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용 제품에 쏠려있는 중소기업 수출 구조에서 소비재 비중을 늘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규모가 작은 소비재 중소기업들이 온라인을 활용한 수출 판로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쿠팡의 로켓배송 모델이 수출길이 막힌 중소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