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타트업의 프로덕트 성공…데이터 기반의 반복적 실험에 달렸다

남성필 에이비일팔공(AB180) 대표. 사진=AB180
남성필 에이비일팔공(AB180) 대표. 사진=AB180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안정적인 성장과 높은 성과를 이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소위 대박을 꿈꾸며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마주하고 좌절하곤 한다.

사용자들이 열광하는 서비스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안정적인 제품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없이 많은 실험 뿐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무수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이터레이션(iteration) 즉, 테스트 앤 런 (Test and Learn)만이 바로 성공적인 프로덕트를 탄생시킬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길이다.

혹자는 반론을 제기할 지도 모른다. “테스트의 과정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회사들, 특히 한정된 자원을 가진 스타트업들은 이 과정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이나 예산, 시스템,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이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이, '효율적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실험'이란 흔히 생각하는 사용자 UI/UX 상의 A/B 테스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진행하는 광고나 마케팅 일체, 그 이후의 UI/UX, 그리고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CRM)도 모두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규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은 광고 소재 아이디어나 효율적인 미디어믹스(채널 조합) 등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해야 한다. 유입된 유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온보딩 과정의 UI/UX 설계도 A/B 테스트를 통해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해야 한다. 또한 푸시, 인앱 메시지, 이메일,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서 어떤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낼 지도 테스트의 대상이 된다. 즉, 이 모든 과정이 실험이다.

유저 획득, 활성화, 그리고 잔존 등 모든 과정에 대해서 이러한 실험을 전략적으로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마테크(마케팅 테크놀로지)의 영역이다.

다양한 SaaS형 솔루션을 통해서 기업은 최소한의 리소스 투입만으로 편리하게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다. 모바일 광고 어트리뷰션 솔루션(MMP)은 유저 획득 단계에서 어떤 채널, 캠페인, 소재가 효과적이었는지를 알려줌으로써 유저 획득 단계의 실험을 책임진다.

신규 유저를 확보했다면, 고객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리텐션 마케팅도 필수다. 리서치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신규 유저의 약 80%는 앱 설치 3일 내에 이탈한다고 한다. 프로덕트 분석 솔루션, CRM 솔루션 등을 활용한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UI/UX 그리고 비즈니스 로직에 대한 A/B 테스트를 통해 고객 반응과 참여 등을 검증 및 적용하고, 고객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메시지들이 언제 어떻게 나가야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도 반복적 실험을 통해 최적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에 회원가입을 시키고 서비스 사용을 하게 하는 것과, 회원가입 없이 서비스 사용을 하게 한 후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높은 잔존율로 이어지는지, 혹은 5% 할인 쿠폰을 3일 후에 보내는 것이 나은지, 3% 할인 쿠폰을 즉시 보내는 것이 나을지 등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들이 모두 실험 및 개선의 대상이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조하는 싶은 것은 사실 대부분의 가설이나 실험은 실패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수많은 실패 속에서 성공적인 실험이 만들어지는 건 분명하다. 따라서 조직 내 창의적인 가설 수립, 실험 설계 및 시행이 가능하도록 건강한 실패를 용인하고, 오히려 더 많은 시도를 장려하는 조직 문화를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남성필 에이비일팔공(AB180) 대표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