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클라우드 기반 인증서를 개발, 수요 기관 확대에 나선다. 뱅킹 앱 설치 없이도 신한은행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함으로써 공공기관을 넘어 플랫폼, 쇼핑몰, 외부 사이트에 적용해 인증시장을 주도하는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 경쟁을 예고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의 클라우드 인증서를 개발 중이다. 종전 자체 사설인증서인 '신한 사인(SIGN)'은 뱅킹 앱 쏠(SOL) 기반으로 구동된다. 신한 SIGN으로 타 기관이나 사이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한은행의 쏠을 함께 설치해야만 했다. 때문에 타 기관이나 사업자들은 신한 SIGN을 도입하는 데 있어 신한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 불편이 있었다.
반면 사설인증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나 카카오의 경우 신한 SIGN과 같이 앱 기반 인증서임에도 대부분 스마트폰 사용자가 자체적인 수요로 앱을 설치하고 있어 추가로 앱을 다운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신한은행은 추가 앱 설치 필요없이 서버 기반으로 구동되는 클라우드 인증서를 적용하는 기관과 기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기존에 주요 지원처였던 공공기관을 넘어 다양한 비금융 및 생활서비스에서도 신한은행의 인증서를 활용한 간편 로그인 및 전자서명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신한은행 클라우드 인증서를 활용해 신한금융지주의 카드, 투자, 보험 계열사에서의 로그인이나 거래시 서명 업무 등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이 출시를 준비 중인 금융계열사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니버셜 간편앱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외부 비금융 서비스에서 신한은행의 클라우드 인증서를 활용하던 고객이 역으로 신한금융 고객으로 유입될 기회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클라우드 인증서와 병행해 기존 쏠 앱 기반의 인증서도 계속해 운영할 계획이다. 은행권 중 앱 기반 인증서와 클라우드 인증서를 모두 보유하게 되는 것은 신한은행이 최초다. 현재 대다수 은행이 앱 기반 인증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중 은행 중 클라우드 기반 인증서를 보유한 곳은 올해 인증서를 출시한 우리은행이 유일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 앱 기반 인증서와 클라우드 인증서를 모두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며 “뱅킹앱인 쏠의 영향력을 지속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클라우드 인증서를 활용해 유니버셜 뱅킹과 외부 고객까지 포섭하겠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