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판매 늘면 메모리도 산다”…2024년 반도체 업턴 본격화

11일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주최 'SEMI 멤버스 데이 2023' 행사가 열리고 있다.
11일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주최 'SEMI 멤버스 데이 2023' 행사가 열리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업황이 내년부터 본격 회복되며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경기 불황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40% 감소한 서버 시장이 회복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다.

김수겸 한국IDC776 부사장은 1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EMI 멤버스 데이 2023' 행사에서 “지난해 연말 메모리 반도체를 대거 구매한 다수 기업이 올해는 구매를 최소화했다”며 “1~2분기 높은 재고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확대 등에 시장이 바닥을 쳤고 3분기부터 메모리 가격 반등 등에 힘입어 성장세로 돌아서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IDC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내년부터 성장세로 돌아서며 2037년까지 연평균 6.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5170억달러(약 692조4181억원)로 전년 대비 13.4% 감소하지만 내년에는 6210억달러(약 831조7053억원)로 올해보다 20.2% 급증하고 2025년 6930억달러 규모로 11.5% 성장하며 반도체 경기상승(업턴)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사장은 “올해 반도체 시장 불황은 PC, 모바일, 서버 등 응용처 생산량과 출고량이 줄면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면서 “반도체 재고도 문제지만 반도체 응용제품 재고도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반기에 시장이 살아나긴 어렵고, 내년에는 시장이 분명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유지되는 글로벌 감산 기조 또한 반도체 업턴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됐다. D램은 최선단 수요 등에 힘입어 상당량 생산능력(캐파)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나 범용(레거시) 수요가 급감한 낸드플래시는 캐파가 바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김 부사장 설명이다. 높은 재고량을 줄이기 위한 이러한 감산 노력이 안정적인 메모리 가격으로 이어지며 시장 회복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부사장은 “현재 D램과 낸드 가격이 반등하는 것은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면 안된다, 위험하다는 반도체 기업 간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기조가 유지, 안정적인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 회복이 확실시되는 만큼 상반기부터 장비 등 설비투자(CAPEX)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인공지능(AI)·오토모티브 등 신규 반도체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특정 산업과 분야에 대한 한정적인 수요라는 점에서 반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력 메모리 반도체 세대 교체도 예고됐다. 최선단 D램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에서 DDR4 수요는 점점 줄고 DDR5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PC·모바일 시장에서는 올해 4분기, 서버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에 DDR5가 DDR4 수요를 역전하는 '크로스오버'가 이뤄질 전망이다.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852) HBM3 양산이 본격화되며 HBM 세대 교체도 기정사실화됐다. 다만 HBM3 물량 부족으로 HBM2 판매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김 부사장 관측이다.

수원(경기)=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