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누적 재정적자가 66조원에 달했다.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줄었지만, 여전히 올해 예산에서 예상했던 적자 규모인 58조원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60조원에 육박하는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만큼 재정 운용에 난관이 전망된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0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가채무가 한달 전보다 늘면서 1100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관 정부의 총수입은 394조4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44조2000억원 줄었다.
재정적자의 핵심 원인으로 극심한 세수부진이 꼽힌다. 특히, 국세 수입이 241조6000억원으로 47조6000억원 줄었다. 소득세 13조9000억원, 법인세 20조2000억원, 부가가치세 -6조4000억원 등 수입이 급감한 결과다. 세외수입은 한국은행의 잉여금 감소 등에 따라 2조8000억원 감소한 1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금수입은 보험료수입 증가 등에 힘입어 133조5000억원으로 6조2000억원 늘었다. 기재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수 재추계 결과에서 올해 국세 수입을 기존 전망치보다 59조1000억원 부족한 341조4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이전 예상보다 14.8% 덜 걷힌 규모다.
올해 8월까지 정부의 총지출은 425조8000억원으로 작년보다 63조5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대응 사업이 줄었고, 지방교부세·교부금 감소 등으로 예산 지출이 16조9000억원 감소했다. 기금 지출 또한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 등으로 36조원 감소했다.
통합재정수지는 8월 말 기준 31조3000억원 적자였다.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수치로 정부가 버는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았다.
특히, 나라살림으로 불리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수치다. 적자 규모는 한달 전보다 1조9000억원 개선됐지만, 적자 규모는 정부의 올해 전망치 58조2000억원을 7조8000억원 웃돌았다.
올해 8월말까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국고채 발행 규모가 상환 규모를 넘어서면서 전월대비 12조1000억원 증가한 1110조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대비 76조5000억원 증가해 정부의 올해 말 전망치 1101조7000억원을 뛰어넘었다.
9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3조2000억원이며, 1∼9월 국고채 발행량은 144조4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167조8000억원)의 86.1%로 수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국고채 금리는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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