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글로벌 유통 공룡 리테일테크 경쟁 속도전

글로벌 유통 기업들의 첨단 리테일테크 경쟁이 치열하다. 엔데믹 시대가 열리면서 고객을 매장으로 유치하고 쇼핑 경험을 높여 재방문까지 이어지도록 만드는데 첨단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졌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간편한 결제와 정확한 정보 전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살린다면 온라인 유통과 차별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최신 리테일테크는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데이터 애널리틱스 등 기술을 활용해 계산 과정을 간소화하고 고객 개인 소비 특성에 맞춰 맞춤형 응대를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허마 상하이 공급센터의 AGV지능형 로봇. (사진=허마 홈페이지 갈무리)
허마 상하이 공급센터의 AGV지능형 로봇. (사진=허마 홈페이지 갈무리)

알리바바그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 데이터를 통합하는데 중점을 두고 리테일테크 강자로 군림했던 아마존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210여개국에서 공개된 리테일테크 관련 특허 3만8000건 중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알리바바 그룹(1141개)으로 조사됐다. 미국 알파벳(1067개), e베이(913개)가 뒤를 이었고 아마존닷컴은 6위(750개)에 그쳤다.

알리바바의 소매 유통 계열사인 '허마'(Hema·盒馬)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결제와 쇼핑을 설계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허마는 작년 기준 중국 내 273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허마는 매장 반경 3km 이내에 거주하는 고객에게 30분내 배송 정책으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내 7개 대형 종합공급센터를 운영 중이며 최근 상하이 지역에도 본 가동을 시작했다. 종합공급센터는 농산물 가공, 보관, 중앙 주방, 콜드체인 물류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완전 자동화 단지로 설계됐다.

아마존 원 결제(사진=AFP/연합뉴스)
아마존 원 결제(사진=AFP/연합뉴스)

아마존은 최근 식료품체인 홀푸드마켓에서 생체인식 결제시스템 '아마존원'(Amazon One)을 미국 전역 500여 매장에 도입했다. 아마존원은 비접촉식 결제 방식으로 손바닥 주름과 정맥의 형태 등을 측정해 인증이 진행된다. 인증이 끝나면 신용카드 정보가 등록된 아마존 계정을 통해 정산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아마존의 대표 무인 매장인 '아마존고'(Amazon Go)의 경우 이번달부터 캐나다 토론토와 캘거리 지역에 선보인다. 아마존고는 2016년 아마존이 완전 무인매장으로 선보인 것으로 계산원을 거치지 않고 원하는 상품을 담아 걸어 나오면 되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이 특징이다.

나이키는 고객 몰입형 쇼핑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AR 기술을 도입했다. '에잇스월'(8th Wall)과 BDRG와 협력해 매장 곳곳에 위치한 QR 코드를 스캔하면 5개의 웹 기반 AR 스포츠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상에 나이키 본사를 모델로 하는 '나이키랜드'를 만들어 로블록스 이용자가 자신의 아바타에 나이키 제품을 착용해보거나 게임을 해볼 수 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