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수신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불법피라미드 단체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오프라인 홍보 활동을 벌이는 등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과 로또 등 사행성게임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라는 측면에서 학부모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워너비그룹은 지난달 부산, 원주, 광명 등 전국 각지에서 일명 '봉사단'을 조직해 교문 앞에서 자사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이벤토' 등을 설치하라며 홍보 전단을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치킨 70% 할인권'을 포함 100억원 상당의 할인쿠폰 이벤트를 진행한다며 이벤토 앱을 설치하도록 부추겼다. 로또 복권과 유사한 방식으로 고객이 당첨번호 6개를 맞추면 상품으로 할인권을 준다고 홍보했다.
이벤토는 워너비그룹의 지주회사 워너비데이터가 '위기가정 청소년에게 생활콘텐츠(학원, 외식, 미용)을 제공하겠다'며 개발한 플랫폼이다.
하지만 플랫폼 내에서 '스퀴드게임코인(SQG코인)' 등을 운용하고 있어 사실상 코인 지갑 앱 역할을 한다. 총 발행량이 50억개에 달하는 이 코인은 워너비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워너비그룹은 전단지 배포 활동에 앞서 조직원들에게 △워너비그룹을 직접 홍보하지 말 것 △홍보물 외 추천 유도 행위를 자제할 것 △학교 관계자, 학부모, 경찰 등 질문 시 홍보 내용 외 절대 설명 금지하라는 교육을 진행했다. 일명 봉사단과 이벤토 앱의 배후에 워너비그룹이 있다는 사실을 철저히 숨기려 한 것이다.
홍보 전단지 배포의 명목은 봉사활동이었지만 실제로는 조직원들에게 2인 1조 팀당 5만원 수준의 수당이 지급됐다. 각 지역 쓰레기봉투를 지참하도록 해 주변 환경정리 봉로 위장해 전단을 배포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한 학부모는 “어린 학생들에게 앱을 깔고 광고를 보라는데, 메뉴에 들어가면 조직도, 수당, 직급내용 등 학생들에게 유해한 내용들 뿐이다”며 “다단계 앱을 학생들에게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너비그룹은 최근 대체불가토큰(NFT)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유사수신 논란에 휩싸였다.
사업구조와 수익성이 대한 검증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신사업이라고 홍보했고, 유명 배우를 섭외해 광고를 찍고 전국 단위 설명회를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 이를 불법유사수신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6월 워너비그룹의 대전 유성구 소재 사무실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
이형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