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할하는 '데이터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금융 데이터 시대를 맞아 금융권이 가진 양질의 정보가 원활하게 유통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가 공급될 수 있는 기회다.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최근 과기정통부에 데이터사업자 신고 절차를 마무리 했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사업자들에게 가치평가, 품질인증 기업지원, 바우처 사업 등을 진행함에 있어 가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데이터사업자는 지난해 시행된 데이터산업법에 따라 산업 활성화 지원을 위해 사업자 현황, 규모 파악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신고 규정이 도입됐다.
데이터사업자는 데이터를 직접 판매하거나, 판매하고자 하는 자와 구매하고자 하는 자의 거래를 알선하는 '데이터거래사업자' 및 데이터를 수집·결합·가공해 통합 분석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분석제공사업자'로 나눠진다.
주요 은행들이 이같이 데이터사업자로 등록한 것은 금융 데이터 시대를 맞아 데이터 활용 사업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은행들은 특히 갖고 있는 금융 정보를 활용해 가공한 통계성 정보를 타 산업에 제공해 사업 및 서비스 고도화를 지원할 수 있다. 또 맞춤형 금융 지원이나 서비스를 탄생시키면 향후 은행의 수익원 다양화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사업자 지위를 획득한 기업은행은 데이터 활용에 있어 대기업보다 기술이나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한 공익 사업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기업은행이 보유한 지역별 기업 데이터 등을 통해 입지선정에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부도율 예측이나 유사 기업들의 매출. 매입 관게 등을 파악해 기업의 사업에도 참고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그간 데이터 사업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소기업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향후 자체적으로 분석 및 가공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가명처리 된 은행 데이터 등을 핀테크나 타 산업에 제공하게 되면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앞으로 데이터사업자 지위를 획득하는 은행들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외에도 주요 시중은행들이 과기정통부에 데이터사업자 관련 내용을 문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 업계에서는 지금까지는 고객 정보 등의 민감성 때문에 데이터 유통이 많이 활성화되지는 못했다”며 “데이터사업자의 역할이 확대되고 전용 유통 플랫폼 등이 만들어지면 금융 데이터 유통 활성화 및 기반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