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소량으로도 높은 접착 성능을 보이는 인체 무해 비경화성 접착제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생활용품, 전자기기, 자동차·선박, 바이오 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가능하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이상호 박사팀이 김병수 연세대 교수팀과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 소재 수소결합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활용, 소량으로도 30㎏ 이상 버티는 비경화성 접착 소재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접착제는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굳는 방식의 경화성 접착제를 사용하는데, 대부분 독성이 강한 물질이 들어있고 사용 후 남은 접착제를 제거하기 어렵다. 반면 이번 비경화성 접착 소재는 이런 문제들에서 자유롭다.
다만 수소결합 기반 비경화성 접착 소재는 그동안 접착 성능이 0.16㎎/㎠당 약 13㎏ 정도로 산업계 활용이 어려웠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접착 소재간 수소결합을 최대한 유도할 수 있는 구조로 고분자 형태를 정밀 변형했다. 그 결과 접착 성능을 2배 이상 높였다. 0.16㎎/㎠ 당 33.4㎏ 무게를 버티는 경화성 접착제 수준을 이뤘다.
유리 뿐만 아니라 수소결합을 유도할 수 있는 철, 플라스틱 등 다른 소재에서도 높은 접착력을 보였다.
또 개발 소재는 접착력 이상 힘을 가해 끊어지더라도, 열을 가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수소결합 특징이 있어 재활용성이 높다. 알코올 등을 이용해 매우 쉽게 제거되는 장점도 있다.
이영국 원장은 “개발 소재는 기존 비경화성 접착 소재 한계를 극복해 접착 성능이 높아졌고, 인체에 무해하며 재활용 및 제거가 용이하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경량화가 필요한 전자기기/자동차 제조 분야 및 생활용품, 인체 친화적 바이오 제품 등 여러 분야의 기업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8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또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