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명직 당직자 재정비…무게감 떨어져 '쇄신 의지 약하다' 비판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임명직 당직자가 전원 사퇴했던 국민의힘이 지도부 재정비를 일부 마쳤다. 다만 새롭게 선임된 인물들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탓에 쇄신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예지 의원, 사무총장에는 이만희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활동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경찰 출신 재선 의원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치안비서관과 경북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역임했다.

국민의힘은 사회적 약자와 여성·청년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정 대변인은 “(김 의원은) 여성과 청년을 대표한다.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고 이를 대변해온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60년대 이후 출생자 등을 전면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조직부총장과 여의도연구원장, 대변인단 등도 정비했다. 조직부총장에는 함경우 경기광주시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선임했다. 박정하 의원과 윤희석 대변인은 각각 수석대변인과 선임대변인을 맡는다. 여의도연구원장에는 김성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정책위 의장에는 유의동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추가 인선 등을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새롭게 지도부에 입성한 인물들의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게감이 떨어져 쇄신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는 의미다. 특히 여의도연구원장에 선임된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서울 동작구의 수해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인물이다. 당시 김 의원은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내에서도 불만이 읽힌다. 이날 최고위 도중 한 언론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김성호 여의도연구원부원장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부원장은 조 최고위원으로부터 당직 인선을 전달받은 뒤 “후임 당직은 시기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중량감보다는 초재선의원 어떻게 변화시키는 데 주목해주시면 좋겠다”며 “이번 지도부 인선은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인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