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생산에 필수적 소모품을 생산한다는 점은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터리 3사가 해외에 건설하는 공장 양산이 본격화될수록 유진테크놀로지의 진가가 발휘될 것입니다.”
내달 초 코스닥 상장을 앞둔 유진테크놀로지 이미연 대표는 성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재편되면서 이미 공고한 진입장벽을 구축한 유진테크놀로지 수혜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진테크놀로지는 이차전지용 정밀금형과 기계부품, 리드탭을 만드는 회사다. 주력 제품인 노칭금형은 이차전지 노칭 공정에 쓰이는 핵심 부품으로 현재 국내 시장에서 60%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이어 지난해 SK온 양산테스트를 통과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 대표는 “현재는 매출에서 노칭금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나이프 유닛, 프릭션 샤프트 등 이차전지 제조 전공정에 적용되는 다변화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소모품이라는 특성상 제품 판매가 유지 보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이차전지 산업에서 외산 장비 국산화가 막 이뤄지던 2000년대 초반부터 이 분야 경력을 쌓았다. 2010년 3000만원을 들고 회사를 창업한 후 가공한 금형을 직접 전국에 납품하며 회사를 키웠다. 차량 10만㎞ 운행하는데 10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이후 남편 여현국 대표가 합류하면서 현재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가 대외 영업을 총괄하고 연구개발(R&D)은 여 대표가 챙긴다.
해외 영업도 직접 발로 뛴다. 일본 배터리 박람회를 시작으로 북경과 심천을 번갈아 열리는 중국 배터리 박람회, 미국 노바이 배터리 전시회, 독일 배터리쇼까지 참가하는 모든 전시회에 직접 출장을 간다. 4개국에 운영 중인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직원 숙소를 구하는 일도 직접 챙겼다. 노력 덕분에 다이슨, 리비안,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해외 배터리 업체로부터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 3사가 투자를 확대하고 시장 성장세도 가파른 상황이라 생산능력 확대와 인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다. 상장으로 공모하는 자금은 생산 장비와 시설 투자, 해외 자회사 확장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미국 해외법인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인력 안정화에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직무 교육 외에 독서 경영에 공을 들여 독서 경영 우수직장으로 인증을 받고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체 금형아카데미 운영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상장 후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생산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특수 공정 내재화에 주력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게획”이라며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의 강점을 살려 직원 행복도를 높이고 맨파워를 확보하면 공정 개선과 원가절감 효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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