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금 1조7700억원 규모를 관장하는 '중소기업 연구개발(R&D)비 자금 전담은행' 유치전이 시작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부터 2024 ̄2026년 3년 동안 전담은행에 지원할 은행 접수를 받고, 우선계약협상자를 선정해 올해 12월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중소기업 R&D자금 전담은행으로 선정된 은행은 정부 출연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 중기부 R&D 수행기업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을 수행하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과 협력해 사업화 투자자금을 지원한다. 대상 R&D기업들에게 전담은행은 일반기업 대비 1~2%포인트 가량 낮은 우대금리로 대출을 제공한다.
국가R&D 예산을 특정 은행에 예치하면 이자 및 운용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중 일부를 중기 R&D 지원 확대에 쓰자는 취지다. 예치 이자율은 기업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평균금리로 책정된다. 2022년 기준 중기 R&D 전담은행 예치자금 1조4100억원 대비 연말 평잔액은 8886억원으로 약 62.8%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많으면 수천억 규모 민간자금도 추가 유치해 함께 운용할 수 있어 효용은 더욱 높아진다.
앞서 2020년 모집에서는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중기 R&D 자금 전담은행을 따내 올해까지 3년 동안 역할을 수행했다. 두 전담은행은 코로나19가 창궐 당시 위기극복을 위한 경영안전 특별자금 2500억원을 수요기업에 우대금리로 신속 제공했다.
국내에서 전담은행 제도가 실시된 이래 IBK기업은행이 유치전에서 줄곳 좋은 성과를 내며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식경제부의 2013년 'R&D사업화 전담은행'은 IBK기업은행(자금 60%)과 우리은행(40%)이 차지했다. 2016년 산업통산자원부의 '산업기술자금은행'과 'RCMS 금고은행'이 '산업기술 R&D자금 전담은행'으로 통합되며 IBK기업은행(50%) 신한은행(35%) 우리은행(15%)이 전담은행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2014년 산업 R&D자금(정부출연금+민간부담현금)을 집중 예치하는 '산업기술 자금 전담은행'은 1기 IBK기업은행과 신한은행, 2기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뽑혔다.
현재 산업부 R&D 자금관리 전담은행은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맡고 있다. 결국 정부 자금관리 전담은행은 IBK기업은행이 거의 선정되고, 나머지 자리를 KB국민은행 제외 4대 주요은행이 번갈아가며 차지한 셈이다.
이번 중기부 R&D 자금 전담은행 선정평가표에는 최근 3년간 공공부문 사업수행 경험 및 중소기업 지원 성과 지표 등 '업무수행 역량'이 100점 만점에 15점 배점된다. 기존 전담은행을 맡았던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배점이 높은 R&D 수행기업 사업화 지원방안에 따라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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