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착공 실적이 목표치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착공은 한 건도 없었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민기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착공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착공목표는 2만1509호이지만 9월 기준 1147호 착공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기도에서 873호(9만 2000㎡)가 착공됐다. 경북 200호(1만 3000㎡), 전남 60호(7000㎡),서울 14호(1만 1000㎡) 순이며, 그 외 지역 실적은 아예 없다. LH의 주택사업 실적 저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2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주택사업부문 실적달성율 역시 사업승인 42.1%, 주택착공 44.1% 등 40%를 겨우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기 위원장은 “최근 부실시공 건 등으로 LH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정부는 전관 업체와의 용역 체결 절차 전면 중단과 같은 지시를 면밀한 기준 수립과 검토 없이 하달해 현장에서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업체 선정 및 계약과정에서의 위법행위를 엄격히 수사해 강력하게 처벌하면서도, 공공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LH의 본질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조속히 주택사업을 정상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검단 아파트 사태를 계기로 LH 사업의 부실도 이번 국감의 도마 위에 올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건설공사 품질관리에 관한 국토교통부 업무치침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이 16일 LH로부터 제출받은 '인천검단AA13-1·2BL 아파트 레미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검단 아파트는 8개 레미콘 업체가 선정돼 2021년 7월부터 타설에 들어갔다. 하지만 2022년 2월부터 관급 레미콘 수급난에 직면, 총물량의 약 8~9%는 GS건설이 5개 레미콘(사급자재) 업체를 추가로 투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침 35조는 원자재 수급 곤란으로 불량자재 생산이 우려될 경우 특별점검을 실시토록 했다. 하지만, 검단 현장에서 특별점검은 생략됐다고 지적했다. LH와 GS건설, 감리사 측은 사전점검과 정기점검만 진행했고, 모두 '적정' 처리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 가 인천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당시 논란이 된 무량판 구조 설계도서를 승인도 안 한 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4 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는 혼용구조 (무량판 + 라멘) 형태가 문제가 됐다. 당시 시공사인 GS 건설 은 CMr 계약 방식 으로 시공사가 기본설계안부터 발주처인 LH 의 심의를 받고 설계도서의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LH 는 혼용구조 설계도서를 별도의 승인 절차도 없이 GS 건설에 납품했다는 것이다.
장철민 의원은 “ 이번 무량판 시공 과정에서 LH 와 GS 건설 간 설계도서 승인 과정이 매끄럽지 않고 의혹투성이다”라면서 “종합감사 전까지 국토부와 LH 는 진상조사 를 통해 승인도 안 된 무량판 설계가 진행된 과정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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