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7조원 탈모치료제 시장, 국내 개발 경쟁 치열

세계 27조원 탈모치료제 시장, 국내 개발 경쟁 치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탈모치료제 개발 경쟁이 활발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STI)에 따르면 세계 탈모 케어 시장은 2025년까지 211억달러(약 27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 시장성이 큰 산업이다.

JW중외제약은 내년 상반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Wnt표적 탈모치료제 'JW0061'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허가가 나면 내년부터 임상 1상에 돌입한다.

Wnt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은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 및 모발 재생을 촉진하는 후보물질이다. Wnt 신호전달경로는 배아 발생 과정에서 피부 발달과 모낭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11월 일본 'Wnt 2022' 학회에 참가해 JW0061 전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발모 작용기전을 규명한 저분자 약물의 최초 보고 사례로 주목받았다. 위약군 대비 JW0061의 모발 성장과 모낭 신생성 효과를 확인한 동물실험 결과도 공개했다. 모발 성장은 생장기, 퇴행기, 휴지기 순으로 반복되는데, 평균 50일 이상 소요되는 생장기 진입 시점을 JW0061 도포로 30% 이상 앞당긴 결과를 보였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JW0061이 안드로겐성 탈모증, 원형 탈모증 같은 탈모 증상에 효과적이고 예방효과도 우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W0061은 올해 1차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서 JW0061 비임상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내년 임상을 목표로 현재 GLP(비임상시험규정)에 따른 독성평가를 글로벌 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안드로겐성 탈모(AGA) 적응증에 대한 미국·유럽 두타스테리드 정제 임상시험(프로젝트명 DUT)을 진행할 계획이다. DUT는 GSK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한 두타스테리드를 활용한 프로젝트다. 두타스테리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쓰이고 있다.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폴에서는 탈모치료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유유제약은 내년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시험에 돌입하고, 2026년 미국 및 유럽 탈모치료제 시장에 정식 품목허가받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위더스제약은 피나스테리드 계열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01'을 개발 중이다. 탈모유발 남성호르몬(DHT) 생성을 막는다. 매일 복약해야 하는 경구형 약물을 1~3개월에 한 번으로 대체했다. 지난해 호주에서 1, 2상 임상을 마쳤다. 내년 글로벌 3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제2공단 안성공장에서 장기지속형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구축했고, 2025년 본격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올릭스는 탈모 부위에만 투여하는 자체 탈모치료제 프로그램 'OLX104C'(물질명 OLX72021)의 호주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한 번 투약하면 최대 3~4주간 효력이 이어진다. 전체 탈모의 80~90%를 차지하는 안드로겐성 탈모(남성형 탈모)를 타깃하는 리보핵산(RNA) 간섭기술 기반 탈모 신약이다. 안드로겐 수용체(AR) 발현을 줄여 남성형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올릭스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임상 1상단계 부문' 신규 과제로 선정돼 2년간 17억원의 개발비를 지원받는다. OLX104C는 기존 탈모치료제의 성 기능 저하, 우울감 유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종근당도 주사제형 탈모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