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전환하고 여당과 대통령실의 관계가 수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달라”며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운 저주를 풀지 않으면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여당과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민생보다 이념을 추종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실책으로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시도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41살에 부모가 시험관 시술로 낳은 한 해병대 병사의 억울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한 수사를 하고자 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의 모습은 성역을 두지 않고 수사했던 한 검사(윤 대통령)의 모습과 가장 닮아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런 그가 수사하는 것을 막아 세우는 것을 넘어 정부와 여당이 집단 린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홍 장군의 흉상 이전에 대해서 당이 즉각적으로 중단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학기술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없애겠다고 공약했던 것은 부처로서의 수명이 다한 여성가족부인데 왜 거꾸로 R&D 예산이 삭감되어야 하나”라고 반문한 뒤 “잼버리 사태를 겪고도 여성가족부의 예산은 9.4%를 늘리는 반면 KAIST, DGIST, GIST, UNIST 등의 4대 과학기술원 예산은 11.8% 감액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보수 정권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 윤 대통령과 여당이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당장 진행되는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이 앞장서서 국감에 질의해야 한다. 바뀌는 것이 없다면 국민의 기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차갑게 식을 것”이라며 “자기가 원하는 지도부 출범시켰고 어렵게 국민의힘을 지지하겠다고 했던 젊은 사람들과 전라도 지지자를 잃어버렸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면 정치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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