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대 정원 확대 '환영'… '지역의사제' 도입 목소리도

1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 등 전라남도 지역구 의원들이 전남 지역 의대 신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 등 전라남도 지역구 의원들이 전남 지역 의대 신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 정원 확대에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붕괴 직전인 지방 의료 현실을 고려할 때 지역의사제 등의 도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 정원 확대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현재와 미래의 건강권을 지키려면 의사 수 확대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골자로 한 의료인력 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모는 1000여명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반대의 뜻을 나타내 진통이 예상된다.

윤 원내대표는 의협에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현재 의료서비스 상황과 미래 의료 수요 상황을 보나 정원 확대가문제 해결의 대전제라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지방 의료를 되살리고 소아과·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학과를 되살리는 것도 의사 숫자가 더 많아져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계가 요구하는 필수의료수가 개선, 의료사고 부담 완화 등은 정부·여당이 의료계와 함께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 이번 만큼은 정부와 의료계가 파업이 아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한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의대 정원 확충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전국에서 의과대학이 한 곳도 없는 전라남도 지역에 의과대학을 신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충과 함께 △국립보건의료전문대 설치 △지역의사제 등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정부 정책으로 추진하면 된다. 국립 의전원 설립과 지역 의사제 도입은 입법으로 해결할 사항”이라며 “이미 공공 의대와 지역 의대 신설, 지역 의사제 도입 등은 상임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은 전남권 의대 신설 시 지역의사제 도입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입학단계에서부터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들을 할당하는 것으로 지역균형선발 전형 등을 통해 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이 해당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는 전남권의 의료가 사실상 붕괴 수준인 탓이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전남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7명에 그친다. 이는 OECD 평균인 3.7명과 대한민국 평균 2.5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증응급환자 전원율도 9.7%로 이는 전국 평균(4.7%)의 두 배 수준이다. 노동자 1만명당 산재사고 사망자 수도 전국 평균의 1.6배다.

김원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남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의사 정원 확대와 함께 의대 없는 전남권 의대 신설 촉구 기자회견에서 “지방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이 전부 수도권에 몰리면 지역의 의사 부족 현상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일본·독일·미국 등에서는 이미 지역인재 할당제 등의 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상당히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신정훈 의원도 “지방은 노령화가 극심한데 가장 큰 어려움은 의료”라며 “어린이는 물론 노령층도 살기 힘든 지역으로 전락해버리면 지역 소멸을 방어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고 호소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